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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2차례 사과, 한국인 분노 잠재우기는 턱없이 부족"

중앙일보

입력

외신들은 12일 서울 광화문 등에서 열린 제3차 촛불집회를 보도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중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CNN 방송은 “박 대통령이 이미 두 차례나 사과했지만 배신감을 느낀 한국인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300명 이상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를 포함해 지난 수년간 수많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좌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시위를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일어났던 6월 항쟁에 비유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2차 촛불집회보다 시민들이 더 많이 참여했지만 여전히 평화로운 집회였다”며 “평화롭지만 목소리는 더 높아졌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었다면 소리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시위에는 가족 단위 참석자도 있고 학생과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도 보였다”며 노조와 시민단체가 주도했던 이전 시위와는 크게 달랐다고 평가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박 대통령이 정권 운영 길이 막혔음에도 계속 대통령을 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검찰 조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겠지만 남은 카드는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시위에 대규모 인파가 몰렸음에도 참가자들은 차분함을 유지하며 자제하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13일자는 관련 뉴스를 게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에서의 대규모 시위가 중국 사회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홍콩 일간 명보(明報)는 “청와대 인근 800m 거리까지 시위대가 진출한 것은 1948년 건국 이래 처음”이라며 “대통령 사퇴 요구 집회를 청와대 부근에서 열 수 있는 것은 민주국가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는 법원 결정문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서울=김준영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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