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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촛불민심에 놀란 정치권…저마다 ‘긴급 회의’ 소집

중앙일보

입력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 앞에서 초를 가득 밝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 앞에서 초를 가득 밝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 등지에서 울려퍼진 ‘촛불민심’을 두고 여야는 각자 향후 정국 대응방향 등이 대해 논의한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은 13일 각각 지도부 회의를 열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5시께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소집했다. 민주당 측도 최고위원회를 열 가능성이 크다. 당 관계자는 “추미애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등이 모여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물론 정의당까지 야 3당은 전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있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야권은 이곳에서 접한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13일 열릴 예정인 각 당 회의에서도 박 대통령의 하야 또는 탄핵을 촉구하는 강경론이 상당한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 퇴진에 대해 민심과 공감하고 있었지만 이후 불안한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 만큼 신중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집회 상황을 보니 민심이 최고조에 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은 100만명에 이르는 촛불민심에 당황하는 기색이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내우회환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국가의 총체적 위기”라며 “촛불집회 이후 국회에서 정치의 역할을 깊이 고민하면서 수습에 적극 나서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친박을 중심으로 한 지도부와 당내 비주류가 이날 각각 긴급 최고위와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촛불정국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방침이다. 내분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비박계는 촛불집회 현장의 민심 동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 광장에 모인 국민들의 외침은 대통령이 마음 비우고 모두 내려놓으라라는 것”이라며 “대통령 스스로 결단할 수 없다면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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