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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중국 경제 환율 비상|달러당 40원서 계속 올라 35원대도 무너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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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북=박병종특파원】안정 속의 고도성장을 누리던 대만경제에 환율 비상이 걸렸다.
2O년 가량 미화 1달러에 40원선을 유지하던 대만화 가치가 85년9월 서방 선진5개국(G5) 회담이후 계속 오름세를 보여 11일 35원대가 깨진 34·99원을 기록했다. 이미 약 12·5%가 상승한 셈이다.
35원대를 심리적 장벽으로 느꼈던 경제계는 하루 전까지만 해도 1달러에 35·01원으로 형성된 시세가 3일 계속되는 동안 마치 중환자의 혈압을 시시각각 체크하듯 관심을 보여왔다.
원화의 절상폭을 약2O%로 보고있다는 보도도 있었고 일본 신문들까지 달러당 35원(20%절상) 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부추긴다는 걱정이다.
전국 공업총회 등 각종 업종별단체도 35원대가 깨지면 산업계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건의서를 당국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대한무역진흥공사 대북 무역관 관계자는 섬유업계와 신발업계는 34원선까지 ,전자· 기계류· 완구· 금속제품 업계는 33원선까지는 그런대로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한다.
대만 수출업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환율이 오르자 소나기식 실어내기 수출을 하게되고 이는 오히려 주요시장인미국의 무역역조를 심화시켜 미국의 대만 원화에 대한 평가절상 압력을 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연합보는 최근 환율특집을 통해 관계당국이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금년 내 34원대가 깨질 공산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만정부와 민간업계에서는 원화상승에 따르는 상대적인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 한국·싱가포르·홍콩 등 아시아 신흥공업국가 환율도 공동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물귀신 작전」도 구상하고 또 이에 대한 건의가 신문지상에 공공연히 보도되고 있다.
외환보유고 증가도 골칫거리다.
85년 말 2백22억달러였던 대만의 외환 보유고가 작년 말에는 4백60억달러로 2배이상 늘었으며 올 1월한달 동안 또20여억달러가 추가돼 4백60억달러를 넘어섰고 2월말까지는 5백억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장계정 중앙은행 총재를 비롯, 유국화 행정원장 (국무총리격)등이 최근 잇달아 기자회견을 갖고 외환보유고 급증완화방안을 밝히고 있으나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다.
대만은 작년이후 월2O여억달러 수준으로 외환보유고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수출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입 때문이다.
특히 자본재인 기계설비 수입의 부진은 신규투자의 부진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 나라 경제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해 저축률이 37·5%인데 비해 투자율은 18·1%에 머무른 것을 보면 이나라 기업인들의 투자심리가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외환보유고의 급증은 48·1% (86년)의 엄청난 통화량 증가를 초래했고 아직까지 물가는 안정세 (86년 소매물가 2· 75%상승)를 유지하고 있으나 인플레의 복병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그러나 행정원은 올 경제성장률을 8%, 도매물가 상승률을 2%선으로 예상하고있다.
지난해에는 10·8% 성장에 도매물가는 오히려 3·7%가 떨어졌다.
올해도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하지 않고 세계경제가 성장을 계속하며 원화의 대미달러 평가절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 예상이다.
이는 대만경제가 원화의 평가절상 ,통화량 급증 ,투자의욕 저하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여유가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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