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남매 43년만에 상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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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을 탈출, 서울에 온지 3일째인 김만철씨는 10일 하오 5시18분 서울 힐튼호텔 지하 국화D룸에서 이산 43년만에 큰누나 김재선씨 (66)와 극적으로 상봉, 뜨거운 혈육의 정을 나누었다.
이들 남매의 상봉으로 만철씨는 본래 이름이 만선이고 나이는 알려진 것보다 7살이 많은 53세로 확인됐으며 이들의 아버지 김정규씨는60년에 59세로 타계했고 ,둘째 재복씨 (61) 는 현재 개성에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관계기사 6,7면> 상봉장에는 만철씨의 부인 최봉례씨(42)와 재선씨의 5남 정경오씨(33·육군중사),막내아들 경채씨 (29· 세종대입학생) 등 5명이 나왔다.
누나 재선씨는 만철씨 부부가 들어서자 자리에서 일어나 한참동안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본 뒤 『아버지 이름이 김정규씨이고 형은 만술인데…』 라며 말끝을 흐리자 만철씨도 잠시 쳐다보다 『맞습니다』 라며 와락 두 손을 붙잡아 5분여 동안 서로의 얼굴을 어깨에 파묻고 말을 잇지 못한 채 울음을 터뜨렸다.
누나 재선씨는 특히 가족의 안부를 물어 만철씨가 『60년에 아버지가 59세로 돌아가셨다』고 대답하자 목놓아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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