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정령치 28년 만에 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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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치 복원 전

정령치 복원 후

백두대간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전북 남원의 지리산 정령치 고개가 28년 만에 복원됐다.

산림청은 12일 정령치 휴게소 광장에서 신원섭 산림청장과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백두대간 마루금 정령치 복원 준공식'을 한다고 11일 밝혔다. 마루금이란 산 정상끼리 연결한 선(능선)을 말한다.

정령치는 백두대간 본줄기로 남원시 주천면과 산내면을 잇는 고개다. 옛 서산대사의 '황령암기'에 따르면 마한의 왕이 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 씨 성을 가진 장군에게 이곳을 지키게 했다고 해 정령치로 불렸다. 이곳은 1988년 737번 지방도로가 생기면서 백두대간 마루금과 단절됐다.

이 때문에 산림 생태계가 끊기면서 찻길 동물사고가 발생하고 마루금 종주 등산객의 통행에 불편을 줬다. 산림청은 관련 부처 협의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3년여 만에 백두대간 마루금 정령치 복원을 마쳤다.

복원 작업은 35억원을 들여 2014년부터 했다. 단절 이전 지형도를 토대로 정령치 고개에 길이 37m의 터널을 만들고, 터널 상부에 흙을 덮었다. 또 억새, 신갈나무, 철쭉 등의 자생식물을 심어 주변 식생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신원섭 청장은 "단절된 산줄기를 원래의 지형과 식생에 가깝게 친환경적으로 복원한 것은 백두대간의 상징성을 살리고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은 백두대간 마루금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총 15곳의 산림생태 축 복원을 추진한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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