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랑인들 강제수용 혹사 뭇매때려 죽자 암매장도| 충남연기군 「양지원」의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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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조치원=길진현. 박의준 기자】부산형제복지원 사건에이어 충남 연기군 전동면 송정리118의2 부랑인 수용시설 양지원(원장 박종구·30) A동막사에서 1일하오6시쯤 원생통솔중대장 김기우씨(27·전과2범)가 원생 윤용철씨(36·부산시동대신동1가145)를 곡괭이 자루로 마구 때려 숨지게한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김씨는 이날 윤씨가 『TV를 봤더니 부산형제복지원에서는 간부들이 부정을 저질렀다더라』는 등의 말을 원생들에게 퍼뜨리자 『왜 함부로 뗘드느냐』고 곡괭이자루로 윤씨의 머리·가슴등을 마구 때렸으며 중상을 입은 윤씨는 조치원 제일병원을 거쳐 대전시내 병원으로 옮기던중 하오6시40분쯤 숨졌다.
관할 조치원경찰서는 3일김씨를 폭행치사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86년11월에도 이곳에서 원생1명에게 뭇매를 가해 숨지게 한뒤 암매장한 사건이 발생하는등 해마다 10여명이 사망한 것을 밝혀내고 이들의 사망경위와 처리과정을 수사하는 한편 부산형제복지원처럼 부랑인들을 강제수용, 시설주위에 14개의 경비초소를 만들어 놓고 강제노역과 집단폭행을 일삼아왔다는 사실을 확인, 원장 박씨와 양지원의 실질적 소유자인 사회복지법인 천농원이사 노재중씨 (타·전양지원원장)를 불러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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