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독일 집사, 안종범 명함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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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순실(60·구속)·정유라(20)씨 모녀의 ‘독일행’ 기획자로 지목된 독일 교민 데이비드 윤(48·한국명 윤영식)이 2014년 말부터 안종범(57·구속) 청와대 전 정책조정수석의 명함을 들고 다니며 ‘친분’을 과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최씨를 배경으로 한국에서 홈쇼핑 가방 판매, 독일산 커피 수입 등 각종 사업을 벌였다. 윤씨와 거래했던 사업가 A씨는 8일 본지 기자에게 “2014년 10월 청담동 일식당에서 윤씨를 만났는데 그가 ‘청와대 VIP와 잘 아는 분이 있다. (청와대를) 출입한다’며 안 전 수석의 명함을 꺼내 보여줬다”고 말했다.

거래한 사업가 “청와대 출입도 자랑”

지난 6일 직권남용·강요미수 혐의로 구속된 안 전 수석은 일관되게 “최씨를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윤씨는 최씨의 ‘총괄집사’로까지 불린다. 이에 따라 안 전 수석의 명함이 윤씨에게 흘러 들어간 경위를 조사하면 안 전 수석과 최씨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씨 측근 등에 따르면 윤씨는 최씨 모녀가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제2 근거지로 조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해 최씨의 현지법인 설립을 위해 한국과 독일을 오갔다.

또 최씨를 위해 한국(최철 변호사)-독일(박승관 변호사)을 잇는 법률 라인을 구성했다. 사업가 A씨는 “지난해 말 윤씨를 한국에서 다시 만났을 때 윤씨가 ‘모녀를 데리고 승마사업과 호텔사업을 하느라 바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씨는 최씨의 전남편 정윤회(61)씨가 20여 년 전 사업차 독일을 오갈 때 통·번역과 서류 업무 등을 해 주면서 최씨 가족과 친분을 쌓았고 최근엔 최씨의 ‘사업 멘토’ 역할을 했다고 한다.

윤호진·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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