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서 체포 차은택 “우병우가 뒤 봐준 적 없어. 안종범은 조금 알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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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10시쯤 인천국제공항 게이트에서 검찰 수사관에게 체포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차씨는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면서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선실세 최순실씨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관련해서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김상선 기자

8일 오후 10시쯤 인천국제공항 게이트에서 검찰 수사관에게 체포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차씨는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면서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선실세 최순실씨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관련해서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김상선 기자

8일 오후 10시23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의 문이 열리면서 ‘문화계의 황태자’ 차은택(46)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들어섰다. 수십 대의 카메라와 기자들, 기다리던 시민 등 수백 명의 인파와 마주한 차씨는 고개를 연신 숙이며 울먹였다.

차씨는 먼저 “국민 여러분께 물의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준비한 듯한 멘트를 반복해서 말했다. 하지만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울먹이며 말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당신의 사업을 도와줬느냐'는 질문에는 떨리는 목소리로 "전혀 그런 일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에 정말 성실히 응하겠다"고만 했다. 구속 수감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 대해서는 ”그냥 조금 알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차씨는 이날 오후 9시53분쯤 중국동방항공 MU2043편을 통해 한국땅을 밟았다. 검찰은 사전에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제시하며 공항 게이트에 도착한 차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차씨는 박근혜 정부에서 각종 문화 프로젝트를 주도하면서 ‘문화계 황태자’이자 '문화계 비선 실세'로 불렸던 인물이다. 검찰에서는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 지분과 관련한 협박(폭력 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강요) 혐의를 받고 있다.

이하는 차씨와의 일문일답.

8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차은택씨가 울먹이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종도=이호재 기자

8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차은택씨가 울먹이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종도=이호재 기자

- 아프리카픽쳐스는 당신 것인가.
"네."

- 중국에 있는 동안 어디에 있었나.
”상하이와 칭다오에 있었습니다.“

- 일본에는 언제 갔나.
”(말을 더듬으며) 일주일 전인가 갔다 왔습니다.“

- 해외 체류 이유는.
"드라마 촬영 때문에 갔다가 이 일이 나서 마음이 복잡해서 혼자 있었습니다."

- 국정 농단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진심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 사업에서 최순실씨의 도움을 받았나.
"검찰 조사에 정말 성실히 응하겠습니다.“

-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을 아는가.
”(또다시 말을 더듬으며) 그냥 조금 알고 있을 뿐입니다.“

- 실제로 안종범 전 수석과 통화해 보거나 만나본 적 있나.
”네.“

-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당신의 사업의 뒤를 봐줬나.
"(떨리는 목소리로) 전혀 그런 일 없습니다."

- 우병우 수석과 아는 사이인가.
"(울먹이며) 아닙니다."

-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본 적 있나.
"공식석상에서만 몇 번 봤습니다."

- 문화체육계 장·차관 인사 개입 의혹이 사실인가.
"모든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진실되고 사실대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 광고사(포레카) 강탈 의혹에 대한 입장은.
"그 부분도 검찰에서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이현택·홍수민·송승환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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