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모든 책임 내가 진다” 비상체제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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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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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현 경제상황을 위기로 진단하고 비상대응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임 위원장은 7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이 여리박빙(如履薄氷)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여리박빙이란 얇은 얼음을 밟듯이 몹시 위험한 상황을 뜻한다. 미국 대선과 최순실 사건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수출 부진과 가계부채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경제 상황을 비유한 표현이다.

지금 경제상황 위기로 진단
리스크 관리 선제 대응 강조

임 위원장은 “2016년 한국 경제는 펀더멘털 자체가 붕괴됐던 1997년이나 외환 부문 취약성이 두드러졌던 2008년 위기 상황과는 다르다. 이 상황을 충분히 헤쳐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리스크 관리에 빈틈이 생기면 우리 경제와 금융시스템 전체가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선제 대응을 강조했다.

금융 당국은 이날부터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상황실을 가동하면서 비상대응체제로 전환했다. 국내외 금융시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금융권 외화차입 여건과 대외 익스포저(위험 노출) 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외환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해선 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의 구조 개선 노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서민 금융지원을 차질 없이 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임 위원장은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좌우명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를 인용하며 금융 당국자와 금융계의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또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불확실성은 곧 해소될 것이며 우리 경제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일시적인 불안요인에 흔들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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