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생활속에 옛정취 "넘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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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골동품 가운데 현대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대표적인 것중의 하나가 반닫이. 한옥은 물론 아파트까지 어떤 현대 공간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려 일반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반닫이를 한자리에 모아 지방별 특징을 한눈에 볼수 있도록 한 이색전시회가 처음으로 열렸다(5일까지 한국고미술협회전시장).
반닫이는 경상·문갑등 여느 목기와는 달리 신분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어느 집에나 1∼2개씩은 있었던것.
주로 옷가지를 넣어두거나 패물·문서등 귀중품을 보관하고 책등 문방구류를 넣어 두었으며 반닫이 위에는 이불을 올려놓기도 했던 물품이다.
반닫이의 목재는 큰 소나무·괴목·배나무·오동나무·피나무·향나무등. 장식문양으로는 완자무늬·당초무늬및 도복·부귀등의 글자를 음각한 길상문자가 주로 쓰이고 있는데 무쇠에서 백통·은입사까지 다양한 재료가 선보이고 있다.
구조로 보아 전체적으로 비어있는 것은 의복이나 포목을 넣어 두었던 안방용 반닫이, 서랍등이 달려 있는것은 사랑방용으로 구별된다.
따라서 반닫이는 구조나 장식에 있어서 지방별 차이가 두드러지며 사용자가 재료나 내부설계등을 직접 지시해만들었기 때문에 쓴 사람의 인격까지 엿볼수 있다고 주최측인 고미술협회 안백순회강은 들려준다.
예컨대 서울근교의 것은 짜임새가 화려하고 비례가 적당해 세련미가 돋보이며 목재를 부판해 만든 것이 특징.
전라도지방은 괴목등 고급목재를 주로 사용한대신 쇠를 다루는 기술은 부족해 장식이 대체로 간결하다. 반면 경상도지방의 것은 이와 반대로 장식이 두텁고 화려하며, 제주도지방은 목재는 탄탄한 것을 쓰고 있으나 장식이 치졸하다는 것.
구조에서도 내부에 서랍만 3개 있으면 강화반닫이, 안에 문갑이 들어있으면 나주반닫이, 밖으로 문갑이 나있으면 남원반닫이, 서랍이 밖에 부착돼있으면 개성반닫이, 윗부분에 서랍3개가 밖으로나와있으면 고흥반닫이라는 특징을 지닌다눈것.
전시장에는 평양반닫이·박천반닫이등 평소 보기 힘든 이북 반닫이도 출품돼 관심을 모으는데, 가격은 20만∼9백80만원(비매품 제외).
실내장식을 위해서는 고가구를 모방해 만든 현대제품을 이용하는것도 생활의 멋을 찾는 한 방법이 될수 있는데 이 경우 소품은 7만∼8만원, 대형은 10만∼20만원정도면 구입이 가능하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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