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재산 늘리기" 꿈을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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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증권은 주식과 채권으로 나뉘어집니다. 어떤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은 곧 그 회사의 출자자가 되는 것으로 주식은 출자에 대한 권리증서입니다. 채권을 사는 것은 정부나 회사에 자금을 빌러주고 그에 대한 차용증서를 받는 겁니다』 13일하오2시 신세계백화점이 고객을 대상으로 연 문화교실의 주제는 「지혜로운 재산증식과 증권투자」. 4회에걸쳐 계속되는 이자리에는 시작전부터 예상보다 많은 1백여명의 30∼50대 주부들이 참석, 주최측은 급히 자리를 마련하느라 부산했을 정도.
역시 같은날 하오4시 매일경제신문이 개최한 「초보자를 의한 증권교실」에는 수강자 2백50명중 70%가 여성으로, 최근 여성들이 재산증식의 한 방법으로 증권투자에 크게 관심을 쏟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쇼핑도중 손자를 데리고 문화교실에 참석한 김경자씨(58·서울구산동 한남아파트 5동109호)는 『최근 증권투자회사에 관계하는 사돈댁에부탁해 3백만원어치 은행주를 사 4개월에 80만원을 벌었다』면서 『자꾸 신세지느니 직접 배워 손수 투자하겠다는 생각으로 강좌를 듣는다』고 전한다.
오랫동안 부동산에 손을 대왔다는 오민숙씨(49·서울반포동)는 『최근 물가가 안정돼 부동산으로 별 소득을 못얻었고 양도소득세도 높아 증권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한다.
이같은 여성들의 증권투자에 대한 열기는 증권투자상담실창구(대한증권업협회내)에도 잘 나타나 있다. 60년에 상담을 원하는 내방객 7백16명중 60%인 4백30명이 여성이었고, 전화문의 2천8백건중 1천9백건이 여성으로부터 온 것이었다.
78년에는 내방객과 전화문의자의 22∼25%가 여성이었다.
78년이후 침체됐던 증권시장이 회복되고 86년가을 큰폭으로 주가가 상승, 호황을누리면서 여성들의 관심이 급격히 증권쪽으로 쏠리게 됐다고 말하는 김남중이사(쌍용경제연구소)는 여성들의 이같은 관심은 첫째 여성 의식변화로 자산및 자금관리에 부부가 동참하며 여성의 경제력이 크게 신장된점, 둘째 생활의 여유, 세째 증권투자의 높은 수익률, 네째 적은자금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생각보다 투자방법이 어렵지않다는 것을 알게된 것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것 같다고분석한다.
『증권투자에 관심을 갖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돼 유휴자금이 생긴 40∼50대 주부들로 평균 5백만∼1천만원을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대한증권업협회 정강현실장(홍보실)은 전한다. 증권감독원이 밝힌 86년 현재 한국증권인구는 약1백만명.
관계자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여성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로 보고 있는데, 성공확률이 높다고해서 분별없이 뛰어들다가는 실패할 여지도 많아 신규투자여성들은 투자에앞서 여러모로 성공가능성을 타진해야 할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올해초 모든 여성잡지 부록 가계부에 처음으로 증권회사 광고가 일제히 등장했으며 주부들을 위한 증권교실을 수시로 마련하고 동창회나 계모임을 찾아가 「증권투자클럽」으로 바꾸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형편. 또 1월하순부터는 여성만을 위한 「여성전용 투자상담실」이 대한증권업 협회내(서울 여의도동34) 에 신설되기도 한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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