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선제는 신민당의 뿌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열심히 뛰면 결과도 좋아>
○…전두환대통령은 6일 저녁 대한상의가 주최한 신년인사회에서 87년이 지니는 역사적 의미를 강조한뒤 『지난 한해 보여준 우리국민의 저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올해도 열심히 뛰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을 확신한다』면서 영광스런 역사창조와 국민단합을 위한 축배를 제의.
전대통령은 특히 『평화의댐 국민성금을 시작한지 불과 한달 남짓만에 5백30억원이 모금됐다』면서 『세상에 이렇듯 위대하고 훌륭한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고 치하.

<이민우구상 허공에 떴다>
○…그동안 이민우구상을 놓고 당내에 찬반론이 비등했던 신민당이 7일부터 일련의 공식·비공식 회의를 통해 당론조정 작업에 들어가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총재구상이 당론으로 뒷받침되느냐 여부와 그에 따라 신민당이 개헌협상으로 갈것인지 여부를 사실상 판가름할것으로 보이는 이총재와 김대중·김영삼씨의 7일 하오의 3자회동에 관심이 집중.
두김씨는 7일 상오 서린호텔에서 조찬을 겸한 민추협의장단 회의를 간략히 주재한후 별도의 단독구수회담을 갖고 이날 저녁 있을 3자회동에서 논의할 견해를 조정.
김대중의장은 요담이 끝난후 보도진들의 질문을 받고 『나는 할말이 없다』며 총총히 자리를 떴다.
다음은 김영삼의장과의 일문일답.
-이총재의 민주화조치 7개항제의가 내각제수용을 의한 전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신민당이 국민에게 의심받는 길을 걸으면 안되며 항상 대도를 지켜야한다. 내가 지난단배식에서도 분명히 얘기했지만 대통령직선중심제는 신민당이 탄생할때부터, 또 그 탄생의 과정에서 당의 「뿌리」가 됐다.
-대통령직선중심제의 당론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경될 수 없는 것인가.
『우리가 지난 2·12기습서명을 받은것도 직선제를 위한 것이었고 그후 6개월동안 진행된 전국각도시의 개헌추진대회에서도 직선제가 변할수 없는 우리의 당론이라는 점을 분명히 얘기해왔다. 우리가 직선제를 주장했던 근거는 그것이 민주화의 제일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지난연말 신민당의 확대간부회의는 앞으로의 개헌전략을 직선제와 민주화의 병행투쟁으로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렇다면 직선제와 민주화가 다르다는 말처럼 되어있는데 마땅히 그 당론은 조정되어야 한다. 그 둘은 결코 다른것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정가의 움직임은 이총재 구상을 중심으로 한 협상무드가 지배적인것도 사실이아닌가.
『신민당이 이 시점에서 내각제를 수용할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큰 잘못이고 아주 불행한 일이 아닐수 없다. 내각제를 수용하면 신민당은 그 존립자체가 어렵다』
-그러나 민정당은 7개항을 갖고 협상을 해보자는 것인데….
『속된 말로 웃기는 짓이다. 우리는 집권당인 민정당도 상대해야겠지만 정당대정당으로서만 할수는 없고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의식해 민정당보다는 국민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 정정당당한 대도로 나가야 한다』
한편 동교동계의 한 측근은『양김이 이문제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보인 이상 이제「이민우구상」은 허공에 떴다』고 단언하고 『이제 이총재는 고립된 입장에서 여러가지 해명과 변명을 할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
이 측근은 또 『이제는 지난연말이후 잠잠해진 당체제 개편문제가 급속도로 재연될 수밖에 없을것』이라고 전망하고 『수순상 이번에는 동교동계가 개편을 지지하는것이 자연스럽게 됐다』고 분석.

<〃해당행위〃 발언에 노기>
○…7일상오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던 이민우총재는 회의가 끝날무렵 두김씨의 회동결과를 보고받고 『그렇다면 마음대로들 해라』며 전례없이 큰소리로 화를냈다.
이총재는 비서실로부터 두김씨가 직선제당론을 관철해야 하며 이총재의 민주화7개항 구상은 불필요하다는등에 합의했다는 쪽지를 전해받고는『민주화하지 않고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오늘3자모임에도 가지않을 것이고 내일 정무회의도 부총재들이 주재하라』고 화를낸뒤 『나도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역정.
이총재의 전에없는 노기에대해 한 참석자는 『비서실의 보고내용중 이총재에 대한 징계운운하는 부분이 들어있었기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다른참석자는 『이총재가 드디어 무언가를 결심한것』이라고 설명해 앞으로의 사태추이가 주목.
두김씨회동에선 이총재에 대한 징계운운부분이 거론되진 않았으나 동교동계의 한 측근이 『이총재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해당행위』라는 뜻의 발언을 한것이 총재비서팀에 전해져 이총재가 화를 낸것이 아니냐는 추측들.

<비주류, 이총재지지 뜻밝혀>
○…이민우구상을 지지하고 있는 신민당의 비주류들은 조만간「비주류연합」을 결성하고 본격적으로 당내영향력 증대를 모색할 작정.
이철승의원은 6일 『신들린 사람이 자나깨나 염불을 외듯 권력구조만 고집하다가 당이 부도났다』고 주장한뒤 『나와 김재광·신도환의원의 계파소속 의원과 여타 비주류의원들이 참여하는 범비주류 모임을 정례화하는 한편 구체적인 의견을 종합해 수시로 공동 발표하겠다』고 공개.
이의원은 이 계획의 1단계로 이민우총재, 김대중·김영삼씨의 신년구상이 발표된후인 오는 20일을 전후해서 비주류3자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당및 국가적차원에서 적절한 시국수습책을 내놓겠다』고 천명.

<동교·상도계 견제엔 한계>
○…민정당은 이민우신민당총재의 구상에 대해 동교·상도동계가 제동을 걸고 있다는데 대해 내심 비상한 관심을 보이면서 이민우구상을 중심으로 한 여야협상의 필요성을 강조.
한당직자는 7일『이민우구상과 이에대한 민정당의 긍정적 수용입장이 강력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있다』고 자신하고 『여야대화가 확고한 국민적 요구사항인만큼 신민당이 내부진통을 겪더라도 결국 협상방향으로 갈것』이라고 전망.
이당직자는 『이민우구상으로 양김씨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게 사실이 아니냐』면서『따라서 동교·상도동의 견제는 한계가 있을것』이라고 분석.
그러나 한 고위 당직자는 『지난 4일 신민당의 모인사를 만나보았더니 그때 벌써 9일로 예정된 대표회담이 연기 될 수밖에 없다는 감을 받았다』며 『어쩐지 제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토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