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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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재창
화면처럼 어둔 세상 저음으로 깔려와도
우리들 허무 몇 잎 낙관 찍혀 붉어온다
내 분신
벗어 던져도
전율 없는 너의 촉각.
하늘 아래 모든 것들 제 모습을 지니지만
거리의 네 가슴은 잠시 잠시 백지장뿐
우리들
얼굴 함축된
수줍음이여, 벌거숭이.
너는 항상 방패없이 위태롭게 질문하고
질문 받는 우리들은 대답하다 넘어진다
제 모습
뽐내는 세상
아아, 칼날이 떠는 자모.

<시조 당선 소감>"시조혁명의 한몫을 짊어지고 싶어"
신춘문예 투고 11년만에 당선통지서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담담하다. 어쩌면 문학을 한다는 것은 내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것 까지도 쉽게 그리워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수많은 좌절과 방황속에서 몸부림치며 몇 십번 펜을 놓을까 생각도 했다. 가난한 놈들이 가난한 짓거리 한다는 비웃음속에서도 이제껏 글을 써 온 보람이 나타난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겠다. 나에게는 하나의 좌표가 있다. 우리의 민족시 시조에도 음풍농월을 탈피해야 할 새로운 시조혁명이 일어나야 하고, 나도 그 책임의 한 부분을 짊어지고 싶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제까지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과 목포대학 국문학과 교수님, 송선영 선생님, 「시조혁명」 「무·영」 「풀잎」「토풍시」동인과 친우 지석과 친구들, 그리고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약력>
▲1959년 전남광주출생 ▲동신 전문대 건축과 졸업 ▲시조문학지 천료 ▲「시조혁명」 「풀잎」 「토풍시」 「무·영문학」동인 ▲현 목포대학 국어국문학과 3년 재학 ▲주소 광주직할시 서구 광천동656의36 (6통5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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