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aT 프랑스 요리강좌 미르재단 상납 의혹 ‘눈덩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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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오종택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한식재단이 프랑스 유명 요리학교인 ‘에꼴페랑디’와 협력 사업을 미르재단에 넘겼다는 의혹이 번지고 있다. 김재수(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aT 사장으로 재임하던 때 벌어진 일이다.

미르재단은 올 4월 프랑스 에꼴페랑디와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프랑스 현지 에꼴페랑디 내 3년 한식 정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한식과 프랑스식 교육과정을 융합한 ‘페랑디ㆍ미르’ 요리전문학교를 설립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그전 에꼴페랑디와 2년 넘게 임시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진행해오던 aT가 정규과정 전환 직전 사업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에콜프랑디 한식 교육과정 협력 사업은 ‘aT→한식재단→미르재단’ 순으로 관할이 바뀌었다. 이 과정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올 9월 국정감사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T가 2년 이상 에꼴페랑디에 공을 들였는데 설립한지 한 달밖에 안 된 미르재단이 에꼴페랑디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미르재단이 aT의 적극적인 도움 없이 과연 가능했겠나”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시 aT 사장이었던 김재수 장관이 청와대 눈치를 보고 공공 사업을 일개 민간재단에 넘긴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미르재단의 불법 모금과 최순실 개입 의혹이 번지면서 이 사실이 최근 다시 조명받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지난해 5월 공공기관 기능 조정 추진 방안에 따라 해외 한식 교육사업을 이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에콜 페랑디를 포함한 5개 요리 학교와 한식 요리 시식 행사, 특별강좌 등 aT 협력 사업도 올해 한식재단으로 이관됨에 따라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장관, 농식품부, aT를 둘러싼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aT를 통해 미르재단이 개발한 쌀가공제품을 국가예산으로 구입, 아프리카 국가에 지원하는 ‘케이밀(K-Meal)’ 사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번지자 지난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0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던 케이밀 사업 예산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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