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지연은 여성들 정치의식 낮은 탓"|홍숙자 여성단체협회장 공개석상서 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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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정부와 민자당이 지난15일의 고위 소정회의에서 국회에 계류중인 가족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보도된 16일 상오 한강로의 한국여성 단체협의회 2층 회의실에서는 홍숙자 회장과 기자들간의 입씨름이 있었다.
○…발단은 홍 회장이 최근 전 세계적인 망언소동을 벌였던 일본 「나카소네」 수상의『미국은 흑인의 낮은 민도 때문에 전체 민도가 낮다』 고 한 귀절을 인천(인쇄된 성명서에서는 지우고 발표 때는 읽었다),『한국은 우리 여성의 낮은 정치의식 때문에 민주화가 늦어진다고 할 수 있다』고 비유한데서 비롯됐다.
○…기자들이 『한국의 민주화가 늦은 것을 어떻게 여성들의 낮은 정치의식 때문으로 단정 할 수 있느냐』 고 따지자 홍 회장은 『최근의 유엔보고서가 세3세계의 민주화가 늦은 것은 인구의 절반인 여성의 낮은 정치의식 때문이라고 발표했다』고 답변.
그는 또한 다음 선거에서는 지역구로 출마, 곧 회장직을 그만 두겠다고 밝혔다.
○…「평화의 댐 건설모금」이란 큼직한 플래카드 앞에서 발표된 성명서는 막상 평화의 댐 건설에 관해서는 본인의 표현을 빌자면 「선언적인 의미만 담았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나 내용은 없었다.
성명서는 회견 취지와는 거리가 있는 『여성이 정치적 문맹에서 깨어나 정치력을 발휘, 국회에 지역구 출신 여성의원을 다수 진출시켜야한다』는 점만을 강조했다.
○…85년 2월 회장직에 오른 홍 회장이 이날 발표한 성명서 내용이나 언행은 과연 한국여성들을 대표하고 비정치적이어야 할 한국 여 협회장으로서 있을 수 있는 태도인가를 깊이 생각게 하는 것이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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