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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의혹 최초 제기한 사람은 감옥에 갔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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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김해호씨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최태민·최순실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앙포토]

“박근혜는 최태민과 그의 딸(최순실)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라며 공적으로 의혹을 제기한 이는 당시 ‘명예 훼손’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을 살았다.

2007년 6월 17일 당시 한나라당 당원이었던 김해호(67)씨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고 최태민씨의 육영재단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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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지난 1997년,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전 총재를 지원했던 '부국팀' 일원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전 대표는 육영재단 이사장이었지만 아무런 실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최태민과 그의 딸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측근에 의해 작은 재단 하나도 소신껏 꾸려가지 못하고 농락당해 세상의 비웃음거리가 된 사람이 어떻게 한 나라 지도자가 되고 험난한 21세기 글로벌시대를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최태민의 로열 패밀리는 육영재단을 재산증식의 장으로 이용했다”면서 “박 전 대표는 이를 알았는지 몰랐는지 밝히지 않고, 최태민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면 ‘천벌을 받고 벼락을 맞는다’고 국민을 향해 공갈과 협박을 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는 최태민씨의 행적을 직접 조사한 결과 횡령과 사기, 권력형 비리 등 모두 44건의 범죄 혐의를 수사기관 등에서 확인했고, 이 중에는 성추행 관련 사건도 18건이나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씨가 고등계 형사 출신의 친일파로 ‘영생교’란 종교의 교주를 지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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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 목사의 딸(최순실)이 박 전 대표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각종 실권을 장악하고 있고, 최씨의 두번째 남편(정윤회)은 박 전 대표의 사조직 비서실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박근혜 캠프에선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재판 결과 유죄로 인정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07년 9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민병훈 부장판사)는 2007년 9월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김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언론매체를 통한 네거티브 공세는 후보자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국민의 올바른 판단을 저해해 공익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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