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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총사퇴” 성균관대 교수 20명 시국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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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순실(60)씨가 박근혜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자 26일 전국 주요 대학에서 학생들의 시국선언이 나왔다. 교수들도 집단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선 1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현 상황을 규탄했다. 조금 앞선 오후 7시에는 서울 신촌 현대 유플렉스 백화점 앞에서 40여 명의 시민이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과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서울대·경북대 교수도 선언 준비 중
일부는 대통령 하야 촉구 서명 나서
서강대생 “서강 이름 더럽히지 말라”

성균관대 교수 20여 명은 27일 오전 9시 박 대통령에게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총사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 김정탁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에 따르면 선언문에는 ‘대통령은 탄핵받아야 마땅하지만 국가적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탄핵은 비현실적이다. 대통령이 가능한 한 빨리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모두 사퇴시키고 거국적인 중립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다.

서울대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 관계자는 “시국이 어지러워 교수들 사이에서 시국선언을 해야겠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다음주 초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대 교수들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기로 하고 서명을 받고 있다.

서울대 학생들은 27일 오후 2시 대학본부 앞에서 시국선언을 한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공개된 선언문의 제목은 ‘주권자의 이름으로, 정권에 퇴진을 명한다’로 적혀 있다.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입학·학점 특혜 논란이 있었던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26일 오전 학교 정문 앞에서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규탄 시국선언’ 집회를 가졌다. 총학생회 측은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으나 우리는 ‘최순실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에 살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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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학생들이 26일 서울 대흥동 서강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학생들은 성역 없는 수사와 책임자 사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사진 JTBC]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에서도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서강대 학생 8명은 이날 오후 2시 정문 앞에서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적나라한 박근혜 선배님의 비참한 현실에 모든 국민과 서강인은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며 “박근혜 선배님께서는 더 이상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는 단 몇 시간 만에 거짓말이 됐다.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국대·경희대·부산대 등에서도 학생들이 시국선언문을 냈다. 서울대·연세대·홍익대 등도 조만간 시국선언에 동참할 계획이다. 연세대 대학원생들은 24일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57)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이 전날 검찰에 소환되자 ‘정말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습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건물 곳곳에 붙였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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