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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버거 “지금의 대북 제재, 북한에 고통 못 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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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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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로젠버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외교 자문인 로라 로젠버거(사진)가 “현 대북 제재가 북한에 고통을 주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강력한 추가 압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젠버거는 지난 2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포기 외엔 다른 선택이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에 추가 압박을 하도록 미국이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로젠버거는 “클린턴 후보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속도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젠버거는 또 “클린턴 후보가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을 중요한 업적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해 이 정책을 계승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 국무부·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동북아시아 외교안보 분야 업무를 맡았던 로젠버거는 클린턴 집권 시 행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분류된다.

“중국이 추가 압박하게 미국 나서야”
한·중·일 찾는 블링컨 국무 부장관
북 핵·미사일 제재 공조 논의 예상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이 26~29일 일본·한국·중국을 차례로 찾아 대북 정책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먼저 26일부터 이틀간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3국 외교차관협의회에 참석한다. 이어 28일부터 이틀 동안 한국을 방문해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과 만나 대북정책을 협의한다. 29일엔 중국으로 건너가 장예수이(張業遂)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을 만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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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 유세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트럼프 저격수’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왼쪽). 오른쪽 사진은 이날 플로리다주 템파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성조기를 꼭 끌어안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맨체스터·템파 로이터=뉴스1]

블링컨 부장관의 한·중·일 릴레이 방문은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책, 특히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공조 방안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각국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북한과 미국의 전·현직 관리들이 접촉한 것에 대해선 미 정부와 무관하다고 미 국부무가 밝혔다. 미 국부무 존 커비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말레이시아 북·미 비공식 접촉에 대해 “트랙2(민간) 대화는 정부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6자회담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 육·해·공군 3군 장관들은 24일 미 싱크탱크 ‘신(新)미국안보센터’(CNAS)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좌담회에서 “미 정권 교체기 북한의 도발 위협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레이 메이버스 해군 장관은 “차기 미 행정부는 북한을 포함해 외부 위협에 취임 첫날부터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며 “(한반도) 위기가 발생한다면 주한미군과 항공모함, 구축함 등 주변의 모든 군사력을 총동원해 곧바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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