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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교통사고, 비오는 토요일 새벽 최다…사망사고는 오후 6~8시 퇴근길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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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비가 내리던 지난달 3일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남리 5번 국도. 오전 4시25분쯤 왕복 4차로를 달리던 K5 승용차가 미끄러지면서 도로 오른쪽 옹벽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고교생 5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차량은 대구 A고교 3학년 최모(19)군이 운전했고 동승한 4명 모두 고3 친구들이었다. 수업이 없는 토요일을 이용해 렌터카를 빌려 운전하다 일어난 사고였다.

교통공단 2013~2015년 사고 분석
죽전네거리, 교차로 중 가장 위험
요일별론 토·화요일 순으로 발생
대부분 운전자 과속·신호위반 원인
사고다발구역에 카메라 등 설치키로

이처럼 비 오는 토요일 차량이 뜸한 새벽에 교통사고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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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2013~15년 대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모두 511명. 이중 오후 6~8시 사망자가 67명(13.1%)으로 가장 많았고 오전 4~6시가 66명(12.9%)으로 뒤를 이었다. 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교통량이 적은 이른 아침에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났다는 것이다. 요일별로는 토요일에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전체 사망자 중 81명(15.9%)을 차지했다. 다음이 화요일(80명)과 일요일(74명)이었다.

비 등으로 도로가 젖은 상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는 1.35명으로 나타났다. 도로가 건조한 상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1.19명)보다 많았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이 기간 빗길 교통사고 4163건이 발생해 56명이 사망했다”며 “빗길 교통사고는 치사율이 높다”고 했다.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한 사고 다발지역도 있다.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가 같은 기간 도심 32개 교차로를 분석한 결과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은 달서구 죽전네거리였다. 이 기간 교통사고 142건이 발생해 199명이 다쳤고 이중 한 명은 숨졌다. 수성구 범어네거리(123건)와 달서구 성당네거리(123건), 달서구 두류네거리(122건)도 위험한 교차로에 포함됐다.

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는 과속과 신호위반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 교차로엔 통행량이 많아 한번 신호를 놓치면 최소 3분을 기다려야 한다. 이 때문에 신호가 바뀌어도 무리하게 가속해 교차로로 진입하는 차량이 많다. 교차로 면적이 넓다 보니 일단 안으로 진입해도 교차로를 완전히 빠져나가기 위해선 3~5초를 내달려야 한다. 이때 다른 방향에서 신호를 받고 교차로 안으로 달려오는 차량이 생기면 사고로 이어진다.

차선이 흐릿하고 일부 교차로가 어둡다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 김정래(47) 교통안전팀장은 “대구시·대구경찰청 등과 함께 사고가 잦은 7개 교차로에 과속 방지용 카메라를 설치하고 야간 조명도 개선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엔 교통사고 다발 교차로가 안전한 곳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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