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거래소 이사장 " 자율공시 정정 당일까지, 기술제휴·도입에 강한 의무 부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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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53) 한국거래소(KRX) 신임 이사장은 25일 취임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미약품 문제와 관련해 검찰에 넘길 건 다 넘겼고 공시 제도와 관련해 면밀히 보고 있다”며 “현재 익일(다음날)로 돼 있는 자율 공시의 정정 공시를 당일 내로 하거나 기술제휴 및 도입은 자율 공시 아래 의무를 강하게 부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다만 세계적 흐름이 자율 공시로 가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 부담만 지우는 의무 공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매도와 관련해선 “한미약품 사태와 별도로 금융당국이 증자를 앞둔 상장기업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에 대해서는 증자 참여를 제한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거래시간 추가연장과 관련해선 “중국 시장과의 경쟁 뿐 아니라 시장 효율성과 관련해 증권업계 의사를 충분히 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활력’과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2005년 통합 거래소(증권거래소ㆍ선물거래소ㆍ코스닥위원회ㆍ코스닥증권시장) 출범 이후 역대 최연소 이사장이다. 임원뿐만 아니라 부장급 대부분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다. 그는 “임원에 앞서 과장 이하 젊은 직원들과 식사를 하고, 약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와의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거래소 노조는 부적격 낙하산 인사라며 이달 4일 예정이던 취임식을 실력으로 저지해 정 이사장은 하루 늦은 5일 취임했다. 거래소 노조는 지난달 추석 연휴 즈음 정 이사장의 내정 소식이 알려진 이후 한 달 넘게 여의도 서울사무소 1층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 이사장은 “그동안 증시가 많이 침체하고, 수수료 수준이 낮다 보니 긴축 경영을 해서 직원들 사기가 떨어졌다”며 “임금은 금융위 협약에 따라 총액이 정해져 있지만 노조 요구를 잘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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