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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어린 명배우 「케리·그란트」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미국 할리우드의 별 「케리·그란트」가 지난달 30일 상오 아이오와 주 데이븐포트 성누가병원에서 8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지난달 29일 밤 데이븐포트애들러극장에서 「그란트와의 대화」를 가질 예정이었던 그는 리허설을 마친후 갑자기 실신, 성누가병원 심장병동으로 옮겨졌으나 30일 상오 끝내 숨졌다.
2차대전이전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대표했던 「케리·그란트」는 훤칠한 키와 수려한 용모, 부드러운 심성과 날카로운 유머감각을 갖춘 미남스타로 30여년동안 전세계 여성팬들의 우상으로 군림했었다.
32년 영화 『금발의 비너스』로 데뷔한 그는 36년 「캐더린·헵번」과 공연한 『실비어 스컬리트』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뒤 「잉그리드·버그먼」 「마릴린·먼로」 「그레이스·켈리」 「소피아·로렌」 「오드리·헵번」등 무수한 미녀들과 공연했으나 불운하게도 아카데미상은 한번도 타지 못했다.
『사기』 『도둑잡기』등 72편의영화에 출연했던 그는 국내영화팬들에게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61년) 등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으며 66년 『뛰지 말고 걸어라』를 끝으로 은막을 떠났다.
1904년 영국 브리스틀에서 세탁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20년 곡마단의 일행으로 도미, 배우로서 화려한 명성을 얻는데는 성공했지만 사생활은 영화 속의 완벽성과는 거리가 먼 결혼과 이혼의 끝없는 반복으로 얼룩진 파란만장한 것이었다.
그는 영화계에서 은퇴한 후 지난 81년 50년 연하인 「바버러·해리스」와 결혼, 네번째 부인 「다이앤·캐넌」과의 사이에서 얻은 외동딸 「제니퍼」(19)등과 함께 베벌리힐즈 저택에서 조용히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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