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소상팔경도」 원류는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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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 산수화「소상팔경도」의 원류는 독자적으로 많이 변형된 한국 산수화의 「소상팔경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소상팔경은 원래 중국 호남성 동정호 남폭 소수와 상수가 합류하는 주변의 절경을 8가지 주제로 나누어 그린 유명한 중국 산수화의 화제로 고려 명종(1170∼1197) 연대 한반도에 전래, 가장 즐겨 그려온 한국 산수화 화제 중의 하나다.
제44회 한국미술사학회 월례발표회(29일 상오10시30분·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의 발표자로 나설 김정교 교수(경희대)는 미리 제출한 논문에서 일본유학 중 일본내의「소상팔경도」유품들을 조사한 결과 그 원류가 중국의 것이 아니고 조선조시대의 한국「소상팔경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북송 가우8년(1063)에 문인화가 송적이 소상을 방문, 중국 산수화 화제로 정립시킨 「소상팔경도」는 실경산수화로 알려진 고려 「송도팔경도」에서 「연사만종」→심승, 「소상야우」→연우, 「강천모설」→풍설, 「산시청남」→청운, 「동정추월」→추만, 「환포귀범」→월정 등으로 변형되면서 한국 산수화의 중요화제인 송객·우벽·폭포·곡령춘청·설음 등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중국 소상팔경은 고려 말 권근(1352∼1409)의 『양촌집』에 수록된 『신도팔경』에서부터는 한국의 독자적 「명승팔경도」로 변형됐다.
중국의 소상팔경은 이 같이 계절적 감각·팔경요소·명경을 결합, 변형시키면서 한국적 팔경도로 정착했고 조선조시대 일본에 전해졌다는 게 김 교수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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