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예술의 대중화에 크게 이바지|날로 늘어나는 기업의 문화·예술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기업의 문화예술 투자와 지원은 이제 보편화된 세계적 추세이며 날로 확대돼가고 있다. 기업의 문화예술지원은 흔히 기업 이미지 부각과 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측면으로 설명된다.
최근의 기업과 예술 연대론에 따르면『그 불가분의 관계 때문에 기업은 필연적으로 예술활동 재원의 출처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되기도 한다.
우리 나라 기업들도 이 같은 세계적 추세에 따라 60년대 중반부터 문화예술 투자와 지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문화예술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최초의 기업 문화재단은 이병철 삼성회장이 개인소유 재산을 출연, 65년 설립한 삼성미술문화재단-.
현재 출연재산 78억7천 만원의 삼성미술문화재단은 용인 호암미술관을 운영하는 한편 삼성문화문고 발간 등 문학예술사업을 직접 벌이면서 학술연구비지원·도의문화저작상·효행상 등을 시상하고있다.
문화예술 향유의 국민적 욕구가 크게 확산됨에 따라 최근에는 기업의 문화예술 투자와 이미지부각을 위한 예술행사 지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우전자의 대우합창단 창단(83년10월)을 필두로 84년에는 동아그룹이 주식회사「예음」을 설립, 월간 공연예술지 『객석』을 창간했고 지난해에는 중앙일보의 호암아트홀과 호암갤러리 개관에 이어 럭키그룹의 한국창작무용단, 현대백화점의 현대앙상블 등이 창단됐다.
이밖에 개인 차원의 문화재단으로는 서울 수동에 호림미술관을 설립 운영하는 윤장섭씨의 성보문화재단이 손꼽힐 정도다.
가톨릭 추기경이나 귀족은행가 등의 도움을 받던 고전적인 유럽식 문화예술후원은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대기업과 그 일가가 설립한 재단 또는 기부금에 의한 미국식 「후원」으로 바뀌면서 상호협동의 폭을 크게 넓혀가고 있다.
현재 세계적인 대표적 기업연합의 문예지원 협의체로는 미국의 기업예술위원회(BCA)·예술-기업협의회(ABC)·예술진흥재단(NEA)과 영국의 예술후원기업협의회(ABSA), 일본의 국제교류기금(Japan Foundation)등이 손꼽힌다.
「D·록펠러」가 주창해 67년 창립, 기업의 문화예술지원을 권장하는 전 미국 기업대표들의 모임인 BCA(Business Commitee for the Arts)는 82년 현재 1백49개 사가 회원이고 연1백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회원사만도 20개 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CA는 기부금을 모아 예술센터 건립·문화센터·박물관·도서관·교향악단·극단미술관·각종 문예단체 등을 지원한다.
엑슨 사가 주도해 73년 창설한 ABC(Arts and Business Council)는 기업대표와 예술기관 대표로 구성된 협의체로 현재 회원이 1백30명이고 BCA와 비슷한 활동을 한다.
일본의 국제교류기금은 72년 정부와 민간(기업·단체·개인)합동의 외무성산하 특수법인으로 설립돼 현재 2천7백억원의 기금을 갖고 외국인의 일본연구 및 국내외 전시·공연행사 등을 지원하고있다.
우리 나라는 83년3월 한국문예진흥원이 주선, 기업과 개인을 회원으로 한 문화예술진흥후원협의회(회장 김준성 전국은행연합회장)를 발족시켜 기업연합 형태의 문예활동지원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현재 회원은 2백73명인데 5분의 4가 기업체 임원들이고 연기부금은 5만∼10만원.
기업의 예술지원이 절대 필요한 이유로는 예술가의 창작활동이 기업의 이미지 형성과 제품선전은 물론, 기업이 활동하는 지역사회생활의 자질과 활력향상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등을 내세운다.
예술이 기업과 함께 도시르네상스를 이룩한 대표적 예로는 미국의 디트로이트·피츠버거시 등이 손꼽힌다.
문화예술활동으로 총 관광객의 25%와 1천2백여만명의 관람객을 유치, 각각 시경제에 30억, 4억7천만달러씩을 기여하는 뉴욕과 시카고 시는 예술이 지역사회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실례다.
예나 지금이나 문화예술기관의 수입은 결코 경상비충당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예술의 학구적 자유와 창조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도 정부지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민간기업의 후원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예술지원 방법은 자금지원 뿐만 아니라 기업의 제품·장비·시설 이용과 전문기술용역의 지원 등 다양화하고 있다.
록펠러·포드·카네기·도미니언 재단 등과 같은 미국 재벌들의 재단을 통한 문화예술지원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많은 공적을 남겼다.
이제 기업의 예술지원은 많은 공연장과 박물관·미술관 등을 건립하기도 해 예술공간을 삶의 중심에 및접한 장소로 확대시킴으로써 예술의 대주화에 크게 공헌하기도 한다.
아직 입문단계에 불과한 우리 나라의 기업과 예술협동은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투자·지원이 요망되는 현실이다. <이은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