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대표 " 박대통령, 영화 '트루먼쇼' 좀 보시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로 '트루먼 쇼'(1998, 피터 위어 감독)를 꼽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의혹을 영화에 빗댄 것이다.

추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어제 발언을 보면서 대통령께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문득 생각났다"며 "영화 제목은 '트루먼 쇼'다. 주인공이 본인의 삶을 산 것이 아니라 기획된 제작에 의해서 조종 당하고 지배 당하며 살다가 어느 날 탈출하게 되면서 자신이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것을 깨닫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트루먼 쇼'의 내용은 이렇다.

주인공 트루먼 버뱅크(짐 캐리)는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샐러리맨이자 가장이지만, 자신만 깨닫지 못하는 큰 비밀을 안고 있다.

전세계 시청자들이 그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24시간 TV 생방송을 통해 보고 있었던 것.

기사 이미지

영화 `트루먼 쇼`의 한 장면

트루먼은 기상천외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었고, 아내를 포함한 모든 주변 인물이 배우들이었다. 그가 사는 세계 또한 방송을 위해 만들어진 스튜디오였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트루먼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진실을 알게 되고, 가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을 시도한다.

추 대표는 "진짜 대통령은 최순실이 아니냐 하는 지적에 대통령은 분노하고 국정 농단의 질서를 바로 잡을 책임이 있다"며 "어제 대통령의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발언은 대단히 실망스럽고 엄청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 관련 의혹이 제기된 지 한 달 만인 20일 수사를 지시했지만, 청와대의 강제모금과 최 씨의 개입설 등에 대해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추 대표는 또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권력 농단이다. 최순실이 경제계를 농단하고, 사학을 농단하고, 스포츠·문화계까지 농단했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대통령은 차분히 국정 홍보하는 말씀만 이어갔다. 심지어 도가 지나친 인신공격성 발언이라거나, 미르나 K스포츠재단이 용기와 희망을 주는 재단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민심과 전혀 동떨어진 말씀도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체육 인재를 키운다는 취지라는데, 정작 정유라 양은 '돈도 실력'이라며 온 청년들과 국민을 능멸하는 언사를 일삼았다. 또 승마협회 홈페이지에는 아버지가 대통령의 측근이었다는 이력을 소개하고 있다. 정유라가 어려운 체육 인재였나"라고 꼬집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