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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포 우리몸을 만들고 운영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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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표면적으로는 반평정도에 불과한 인체지만 그 구조나 기능은 어떤 계산기나 발명품보다 앞선다. 2백10개 정도의 뼈로 구성된 인체는 곧잘 오키스트러에 비유된다. 각 장기나 조직마다 주어진 역할을 멋지게 해나가고 있다면 이것은 곧 건강이며 반대로 하나라도 잘못된다면 잡음, 다시 말해 질병을 알리는 신호가 나타나게 된다. 잡음이 나지 않게 하기 위해 지휘자인 뇌와 콘서트 마스터(합주장)인 척수를 비롯, 각 장기와 조직들이 긴밀하게 협조해 나가도록 설계된 것이 인체다. 조물주 최대의 걸작품으로 꼽히는 인체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곁모습에만 신경을 쓸뿐 내부의 모습을 알려는데는 인색한 편이다. 아무리 좋은 기계도부품 하나하나는 물론 상호간의 관계나 시스팀 전체를 알지 못하면 좋은 성능을 내지 못하듯 우리몸도 많이 알수록 건강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자기의 몸에 좀더 관심을 갖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그 불가사의한 신비의 세계를 파헤쳐 본다.
인체여행을 떠날 때 가장 먼저 알고 가야 할 것이 세포다. 이것은 생명현상을 영위하는 생물체의 최소단위로서 생명현상은 이들 개개 세포의 역할이 통합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성인의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는 약 60조개로 알려져 있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순간 단 1개로 출발한 세포가 이만한 숫자로 불어나 눈이나 간을 만들고 피와 뼈와 근육과 신경도 만들어낸다.
3백여년전 영국의 물리학자 「로버트·후크」가 코르크의 가볍고 탄력이 있는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얇은 코르크조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던중 작은 방처럼 보이는 구조를 발견하고 이를 세포 (cell) 라고 이름 붙였다.
그후 전자현미경이나 주사전자현미경이 등장하면서 몸속에는 상상도 할수 없는 마이크로의 세계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현미경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아름다운 대 삼림속에서 미아나 된 듯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삼림속에서 정교한 통신망과 수송망, 상·하수도망과 발전소가 있는가 하면 완벽한 정비체제도 갖춰져 있다.
사람이 보고 듣고 움직이고 생각하는 모든 활동에는 이들 세포가 참여하고 있다. 물건을 들어올리는 단순한 동작도 따지고 보면 보이지 않는 근육세포가 수축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세포는 끊임없이 분열을 계속한다. 매초 수백만개의 세포들이 죽어가고 또 그만큼 새로 태어나 대체된다. 피부나 골수·장관등의 세포는 수명이 몇시간 밖에 안될 정도로 짧지만 지방세포나 간장의 세포따위는 1년반정도의 긴 수명을 누린다.
한 예를 보자.
사람의 표피에서는 피하에서 분열해 생긴 세포가 도중에 변형하여 단단한 단백질을 포함하게 되어 각질화하며 점차 표피표면으로 밀려 나온다. 약 2주일 후에는 표면에 도달하며 마침내 비듬이나 때가 되어 탈락한다.
털이나 손톱도 그 기부에서의 세포 분열에 의해 만들어진 많은 세포가 변형해 각질화한 것이다. 즉 기부는 살아있는 세포로 되어 있지만 표면으로 밀려나면서 각질화가 이루어지며 드디어는 죽은 세포의 집합이 되어 털이나 손톱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뇌세포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일생동안 필요한 충분한 수의 세포를 가지고 출발한다. 살아가는 도중에 파괴된 세포는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30대에 들어서면 뇌세포는 하루에 1천여개씩 죽어간다. 이 정도로는 그 손실을 느끼지 못하지만 너무 많이 파괴된다면 뇌가 하는 감각이나 지각작용이 둔화될 수가 있다.
세포는 크게 핵과 세포질과 세포막의 세부분으로 되어있으며 세포질내에는 세포가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여러 가지 미세구조로 되어있다.
세포의 핵은 세포의 활동에 대한 총괄적인 통제역할을 하며 DNA라는 유전자 본체가 들어있다.
DNA는 긴 사다리를 비튼 것과 같은 두가닥의 사슬이 나선형으로 꼬인 모양으로 여기에각종 유전정보가 인쇄되어 있어 현장 감독격인 RNA가 이 지령에 따라 세포질 안에서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세포 한개에 들어있는 DNA가 지닌 유전정보는 총70만건으로 이를 문장으로 만들어 보면1천권 분량의 백과사전에 해당된다고 하니 똑같은 사람이 태어날 확률은 제로라 할수 있겠다.
단백질을 합성하는데는 여러가지 에너지도 필요하다. 이것은 미토콘드리아라는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ATP라는 물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방출된다.
세포질을 싸고 있는 세포막은 두께가 약 75∼1백옹스트롬(1cm의 1억분의1) 의 탄력있는 얇은 막으로 되어있어 문직이 역할을 한다. 즉 7옹스트롬 정도의 구멍을 통해 우군과 적군을 확인해 안으로 들여보내거나 내쫓게 된다.
만일 세포막의 경비가 소홀한 틈을 타 바이러스와 같은 적군이 침입하면 일대 전투가 벌어진다.
이러한 전투는 몸속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계속되는데 다행히 외적을 막는 견고한 요새와 용감한 군대가 있어 대개는 잘 막아내고 있지만 만일 병원균이 승리를 거듭해 정상세포는 줄어들고 이들 못된 세포가 불어나면 몸에 이상이 나타난다.
이쯤되면 약물이나 방사선과 같은 더 강력한 폭탄을 투입하지 않으면 물리칠수 없게 된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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