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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챔프전에…' '두목을 잡겠다' 프로농구 개막 앞둔 감독-선수들의 입담

중앙일보

입력

진지한 분위기 속에 의미심장한 농담이 오갔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 대표 선수들이 개막을 앞두고 목표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

프로농구연맹(KBL)은 19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2016-2017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2016-2017 시즌 프로농구는 22일 개막해 5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개막을 사흘 앞두고 각 구단 감독, 대표 선수와 함께 신인 드래프트에서 1~3순위 지명을 받은 이종현(모비스), 최준용(SK), 강상재(전자랜드)도 참가했다.

각 팀 감독들은 저마다 6강 플레이오프, 우승을 목표로 이야기했다. 이종현을 데려온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6강이 목표지만 플레이오프에 들어가면 더 높은 목표를 향하겠다"고 말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무조건 챔피언결정전에 가겠다"고 했고, '디펜딩 챔피언'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두 가지 챔피언을 꼭 하고 싶다"면서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챔프전에 누가 올라갈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올해는 우리가 챔프전에 꼭 올라가겠다. 상대를 고르고 있는데 누가 될 진 잘 모르겠다"는 말로 당찬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날 화제는 전날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은 이종현이 이승현(오리온)을 향해 의미심장한 도발을 한 발언이었다.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이종현은 "KBL의 두목 이승현을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종현과 이승현은 대학 시절 절친한 선·후배 사이로 고려대의 각종 대회 우승을 이끈 '듀오'였지만 이종현이 프로에 입문하면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승현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대표 포워드다. 이종현은 이날도 "두목을 잡기 위해 최고의 몸상태를 만드는 게 최우선이다. 양동근, 함지훈 등 잘 하는 형들도 많다. 형들을 믿고 하면 두목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승현은 "어제 낮잠 자고 있다가 그런 소리를 들어 당황스러웠다"면서도 "(종현이가) 부상부터 빨리 나아서 그런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맞받았다. 이승현은 "이종현에게 내가 왜 두목인지, 종현이보다 키는 작지만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농담섞인 말도 눈길을 끌었다. 추일승 감독은 "챔프전에 올라간다면 상대 팀은 전자랜드가 왔으면 좋겠다. 이동거리가 제일 짧다"고 말했다. 시즌 두 번째 지도자를 맞는 조동현 kt 감독은 "농구 전문가들이 kt는 하위권으로 예상을 하는데 올해는 예상을 뒤엎는 kt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평소 입담이 좋은 KCC 가드 전태풍은 '다른 팀에서 좋은 외국인 선수들을 꼽아달라면'이라는 질문에 "우리 외국인 선수 너무 좋아서 얘기 못해요. 미안해요"라고 해 장내를 폭소하게 만들었다.

베테랑급 선수들의 각오에도 힘이 묻어났다. 모비스 가드 양동근은 "종현이가 두목(이승현)을 잡겠다고 했다. 오리온을 이기고 우승을 하는 꿈을 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동부 센터 김주성은 "지난 시즌에 부상 때문에 아쉬웠다. 올 시즌엔 부상 없이 54경기를 치러 좋은 성적으로 지난 시즌에 못했던 걸 만회하고 싶다"고 말했다. kt 슈터 조성민은 "지난해 부상 때문에 7연패에 빠지면서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는 프로 데뷔한 10년차이기도 하고, 신인 때 좋은 기억처럼 선수들에게 플레이오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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