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모양만으로도 이름 알 수 있다? '온라인 의약도서관' 가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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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받은 처방전. 알 수 없는 약 이름이 가득하다. 환자는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간다. 약사가 복약지도를 해준다. 환자는 '식후 30분' 또는 '식전' 같은 약 복용법을 설명 듣는다. 하지만 일반인이 약 모양만 보고 그 약이 어떤 효능을 발휘하는지까지는 알기 힘들다. 만약 여러 종류 약을 먹는 환자가 약봉지 하나를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난감할 수 많다. 이럴 때 약의 낱알 상태만 보고도 무슨 약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13일 의약품 정보 포털 사이트 '온라인 의약도서관(drug.mfds.go.kr)'을 통해 '의약품 식별표시정보'를 공개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정제, 캡슐제 같은 경구용 의약품(1만6660개)의 특징적인 모양이나 색깔·문자·숫자만으로도 누구나 쉽게 무슨 약인지 알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약의 낱알 정보로 무슨 약인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기자가 직접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온라인 의약도서관'을 둘러봤다.

약 낱알 모양·문구로도 검색할 수 있어

동그란 제형, 앞면에 'YL', 뒷면에 '95'라고 새겨진 약. 색깔은 흰색. 과연 이 정도의 정보 만으로도 이 약의 이름과 약효를 맞출 수 있을까.

우선 온라인 의약도서관 메인 홈페이지 상단에서 '의약품(상세) 검색'을 클릭한다. 새 화면의 상단 메뉴 중 '낱알검색'을 누르면 현재 알고 있는 알약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화면이 뜬다. 문자 입력란에 'YL'을 입력하면 YL이라는 문자가 새겨진 알약 28개 항목이 뜬다. 해당하는 약 사진마다 마우스의 포인터를 갖다대면 제품 사진이 확대된다.

검색되는 항목이 예상보다 많으면 알약 정보를 추가로 입력하면 된다. 제형 중 '정제류'를, 약 모양 중 동그라미 모양을, 색상 중 '흰색'을 표시하고 검색하기를 누르면 검색되는 알약이 5개로 줄어든다. 이 중 앞면의 'YL'과 뒷면의 '95'가 있는 제품은 하나로 추려진다.

▲ 약에 새겨진 문자, 제형 종류, 낱알 모양, 색깔 등 조건을 입력하면 해당하는 의약품이 검색된다.

이 약은 영일제약의 순환계용약(전문의약품)인 리마정(성분명: 리마프로스트알파덱스)이다. 제품명을 클릭하면 '의약품 상세정보' 창이 뜬다. 여기서는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상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원하는 약을 찾아 약 이름을 클릭하면 의약품 상세정보 창이 뜬다.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상의 주의사항 등은 별도 파일을 내려받아 볼 수 있다 .

환자가 가져온 약, 의사가 쉽게 찾을 수 있어

식약처가 13일부터 공개한 의약품 낱알 식별표시정보는 국내 경구용 약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사이트의 홈 화면 상단에서 '의약품 공공데이터'를 클릭한 뒤 '파일 데이터'를 선택하면 '낱알식별정보현황'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특히 의약품 낱알 이미지와 품목정보를 연결해 개방형 형식(csv 또는 엑셀파일)으로 제공한다. csv(comma separated values) 파일은 데이터의 항목을 쉼표로 구분한 텍스트 파일로 여러 앱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포맷이다. 이들 파일은 의사에게 의약품 정보를 한번에 알기 쉽게 제공한다.

식약처 의약품정책과 이상훈 주무관은 "가령 병·의원에서 자체적으로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을 갖춘 상태에서 이 파일만 시스템에 탑재하면 굳이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아도 알약 모양만으로 무슨 약인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가 예전부터 다른 병원에서 처방 받아 복용해 온 약이 있는데 이 약이 무슨 약인지 모를 경우 의사가 약 모양만 보고도 어떤 약인지를 이 파일이 탑재된 EMR 시스템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주무관은 "이 파일에선 식약처에서 관리하는 모든 의약품 리스트를 한눈에 쉽게 살펴볼 수 있다"며 "이는 의사뿐 아니라 의약품 정보 서비스 앱을 개발하려는 업체나 개인에게도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식약처는 이 사이트의 의약품적정사용정보(DUR) 중 병용금기(775건), 임부금기(625건), 용량주의(207건), 효능군 중복주의(324건), 서방정 분할주의(24건) 등 1955건에 대해서도 기존 성분명 제공에서 제품명, 업체명, 모양 및 성상, 의약품 분류(전문·일반)까지 확대해 제공한다.

이 가운데 '병용금기'는 치료효과 변화, 심각한 부작용 발생 등이 우려돼 함께 사용하면 안 되는 성분조합이다. '임부금기'는 태아에게 심각한 위해성을 유발하거나 유발 가능성이 높아 임부에게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지 않는 성분을 말한다. '용량주의'는 복용량을 높이는 경우 효과가 상승하는 것보다 부작용 발생률이 더 높아져 1일 최대용량을 정한 성분이다. '효능군 중복주의'는 효과가 비슷한 약물을 중복 복용하면 부작용 발생률이 더 높아 주의가 필요한 성분이다. '서방정 분할주의 의약품'은 몸 속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해 약효가 오래 지속되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분할하면 약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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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jeong.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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