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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난방배관 깨끗이 씻어주는 ‘녹물 버스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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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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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홀딩스의 윤덕현 대표는 오래된 빌라 거주 경험을 창업으로 연결시켰다. [사진 에스티홀딩스]

“정보기술(IT) 벤처만 벤처인가요? 우리도 어엿한 친환경 ‘배관 벤처’입니다”

에스티홀딩스 윤덕현 대표
청소장비 개발해 특허 받아
“우리는 친환경 배관 벤처”

윤덕현(45) 에스티홀딩스 대표의 말이다. 에스티홀딩스는 수도119(www.sudo119.net) 라는 수도·난방 배관 청소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래된 배관은 녹물과 오염의 온상이다.

“아무리 깨끗한 물을 확보하면 뭐합니까. 수도관이 엉망이면 결국 더러운 물을 마시고 쓰게 되는 것이죠. 또 난방 배관이 막혀 있으면 에너지 낭비가 심해 가계에 부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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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 청소를 하면 녹과 오염물이 나온다. [사진 에스티홀딩스]

평범한 회사원이던 윤 대표는 오래된 빌라에 살면서 겪은 불편을 해결한 뒤 이 경험을 살려 창업했다. 2011년께 재개발이 예정된 인천 한 지역의 빌라에서 살았던 윤 대표는 수도에서 녹물이 나와 아침마다 전쟁을 치렀다. 약 5분간 물을 틀어놔야 겨우 녹물이 가셨고, 육안상 깨끗한 물이 나와도 양치질을 하거나 세수를 하기가 영 찜찜했다. 배관 기술자를 여럿 불러보았지만 하나같이 “마땅한 청소 방법이 없다”고만 했다. 배관 전체를 교체하려니 비용이 부담스러웠고, 무엇보다 바쁜 회사 생활에 공사를 할 시간이 없었다. 저렴한 해법을 찾다가 배관 청소 장비를 고안해 냈고 이 장비와 배관 청소 방식으로 특허까지 받았다.

수도119가 쓰는 배관 청소 원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초음파와 미세 공기방울을 생성하는 장비를 배관에 연결한 뒤 수압을 이용해 오염 물질과 녹을 제거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이렇게 배관을 청소하면 오래된 주택에선 녹물이 몇시간 동안 콸콸 쏟아지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2014년엔 부업으로 회사를 차렸고 지난해부터는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현재는 청소와 살균을 동시에 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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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119 서비스 기사가 싱크대 배관 청소를 하고 있다. [사진 에스티홀딩스]

수도관을 청소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일러에 연결된 난방 배관 청소를 겸하게 됐다. 난방 배관을 청소해보니 열전도가 올라가면서 실내 열효율이 대폭 향상됐다. 99㎡(30평) 아파트 기준으로 난방 배관 청소 비용 10만원을 들이면, 난방 온도를 2도 정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6월엔 이런 난방배관 청소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인정받아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프로젝트를 따내 사업비 9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난방배관 관리만 잘해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10% 줄일 수 있다고 한다”며 “환경에도 도움되고, 가정에서는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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