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촌목을 미리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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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파리=홍성호특파원】「유펙스」(UPEX)-이는 지난해 9월 시계를 만드는 기업으로 출발한 영국의 조그마한 회사다. 이 회사는 금년 6월까지 4천7백파운드(약6백16만원)의 매상을 올려 1천2백54파운드의 이익을 남겼다. 처음 시작한 사업으로서는 영업전망이 괜찮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금년 신학기개학을 앞두고 문을 닫았다.
유펙스는 85∼86% 학년도에 런던의 청년기업후원회의 도움으로 설립된 8백3개의 소형회사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에 1년간의 회사경영경험만으로 회사를 정리하기로 했던 것이다.
청년기업후원회는 비영리단체로 틴에이저들에게 그들 자신의 사업기회를 마련해 주는일을 하고있다.
그 목적은 청소년들이 장차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 대기업주의 꿈을 실현시키고 고용을 창출하도록 북돋워주기 위한것. 이런 형태의 청소년기업경영교육은 유럽의 여러나라들이 앞다투어 실시하고 있다.
영국은 여기에 한걸음 앞서 큰 재목을 키우기위한 모판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그 계획의 하나로 올해에는 CBI(영국사업가협회)주최로 21세 청년들을 상대로 하여 『영국산업이 나아갈길』이라는 제목으로 경영 경쟁대회를 갖기도 했다.
로열 더치 셀 그룹의 영국자회사 중역이자 정년기업후원회 멤버이기도 한 「헨리·두로스」씨는 『젊은이들이 말썽만 일으킨다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할때가 됐다. 그들의 넘쳐나는 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바로 우리 기성세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장래의 대기업가 교육 프로그램은 프랑스·벨기에·스웨덴등 유럽국가와 멕시코·필리핀등 개발도상국에서도 채택되고 있으며 이들의 교육모델은 미국의 청소년 성취회사로부터 받아들이고 있다. 역시 비영리기구인 이 회사는 지난 한햇동안 78만명의 학생을 이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 영국의 경우는 앞서의 8백여개 청소년기업에 1만7천명이 경영자로 참가했다.
영국의 산업 교역생은 이와 별도로 지난1월 국립 웨스트 민스터은행과 공동으로 「미니기업 프로그램」을 작성, 이를 원하는 학교에서 실시중이다.
청년기업후원회는 일반기업의 중역들 가운데 자원하는 사람들을 뽑아 10대의 미니기업운영에 자문역으로 참여토록 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기업경영교육을 실시하는 반면 정부에서는 특별기금으로 교수들을 양성, 그들이 학교에 돌아가 학생들과 함께 기업을 창설하고 경영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미니기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25펜스(약 3백원) 짜리 모의주식을 팔아 각자 1백50파운드(약 1백80만원)씩의 자본을 마련, 기업을 창설하고 회사경영조직을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 그리고는 시장성이 있는 제품을 그들이 연출한 자본금범위안에서 생산,각 지역사회의 박람회 또는 학교내에서 판매하여 1년후 결산과 함께 회사를 정리하도록 하고있다.
미니기업에서도 경영책임자는 일반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휘하의 근무자 직원을 해고하기도 하며 경영진의 내분때문에 1년의 기간을 다채우지 못한채 도산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청소년들의 미니기업은 소꿉장난같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사회의 대기업들은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한다.
스위스의 다국적기업인 레슬레사는 6개의 미니기업에 자본참여를 했으며 버클리, 로이드같은 대은행에서는 50파우르(약6만2천원)범위안에서 무이자로 융자해 주기도 했다. 정부의 청소년기업교육에 참여해온 국립 웨스트 민스터은행은 지도교사의 보증으로 청소년 경영주에게 최고 30파운드(약3만7천원)끼지 대출해주고 있다.
미니기업에서도 물론 세금을 내고 있다. 단지 정부에서 이를 징수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기업후원회가 대신할 뿐이다.
이런 계획에 참여했다가 거부가 된 학생도 있다. 69년에 미니기업을 창설했던 「닉다우」 군은 거세때 롤즈 로이스를 살만큼 많은 돈을 벌었으며 그는 현재 그린도어 비디오사의 중역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3개의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그중 1개는 1천5백만명의 회원을 가진 대규모비디오 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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