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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참으면 병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침묵은 금이다」라는 금언은 이제 수정되어야할 것같다. 적어도 건강에 관한 한 침묵은 금이기보다 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때문. 미국댈라스시 남부감리교대학의 「제임즈 ·페니베이커」박사(심리학)는 「속마음읕 털어놓는 것」이 심혈관계질환·소화기질환·신장질환·폐질환등은 물론 각종 암에 이르기까지 육체적인 질병 전반에도 좋은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학설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페니베이커」박사의 지론에 따르면 육체적 고통이나 고층을 털어놓지 않고 스스로 침묵속에 빠지게되면 그것자체가 스트레스가 돼 질병과 싸우는 체내의 에너지, 즉 면역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대생 4백명을 대상으로 17세 이전에 성적폭행을 당했는지의 여부와 신체적인 질환과의 관계를 설문조사한 결과, 각종 신체질환으로 고생하는 여대생의 15%가 그러한 경험을 갖고있었고 그같은 경험이 없는 학생은 단지 2.5%만이 질병을 호소했다.
이것은 성적인 추행을 당한 여학생의 경우 너무 당황하고 끔찍해서 그 고충을 속으로만 삭이려다 소화기·심혈관계·호흡기계·신장등의 질환으로까지 발전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셈.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대연구팀은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양 환자들을 조사했는데, 종양으로 자신의 용모가 흉칙해지는데 대한 분노와 고충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환자들이 과묵한 환자들보다 현저한 체내 백혈구증가와 종양크기의 둔화현상을 보여 감정의 발산으로 면역체계가 좋아지고 있음을 밝혀냈다.
「페니베이커」박사의 또다른 연구에서는 침묵이 수명을 단축한다는 결과도 나았다.
25∼45세의 연령층에서 최근에 배우자를 잃은(자살이나 교통사고등 충격적인 사고로) 사람들을 면접한 결과, 이들이 배우자의 죽음을 계속 속으로만 반추하고 겉으로 시원히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신체 컨디션도 상당히 악화돼있어 장수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것은 펜실베이니아대의「잉그리드·월든」 박사(생물학)가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사는 이유를 「침묵하지 못하는 천성」에서 찾고있는 것이다.
그는 여자들은 자신의 고통이나 고충을 잘 털어놓는 성격을 가진 대신, 남자들은 아무리 주의에 친구가 많아도 자신의 속마음을 제대로 털어놓지않아 남성의 면역력이 여성보다 약해져 강수를 하지못한다고 설명한다.
「페니베이커」박사는 고백대상이 『가족이나 신부·목사·카운슬러등 누구라도 상관없지만 믿을수 있는 친구로서 자신의 사정을 잘아는 사람이 제일좋다』고 권한다.
그는 대화로서의 배출도 좋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글을 쓴다든가, 울어버리든가, 그림 그리기, 소리 지르기등도 한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마드므와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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