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사진관] 김영란법 이후 달라진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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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랑구 중화동 묵동초등학교에서 가을운동회가 열렸다. 이 학교는 2년마다 운동회를 열고 있다. 운동회가 열리지 않는 해에는 학예회를 연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열린 운동회라 무엇이 어떻게 변했는지 지켜봤다. 캔 커피 하나도 선생님에게 전달할 수 없다는 원칙 때문에 행사에 필요한 모든 물품은 학교에서 준비했다. 학생들에게는 생수와 음료수가 제공됐다.

9시30분 운동회가 시작됐다. 운동회에 참가한 학부모들은 대부분 저학년 학부모들이고, 그 수는 많지 않았다. 조촐한 운동회였지만 행사는 이어달리기, 대바구니 터뜨리기, 줄다리기와 같은 전통 놀이로 알차게 꾸려졌다. 이어달리기는 1, 2, 3학년과 4, 5, 6학년으로 나눠 진행됐다. 운동경기에 참가한 학부모와 아이들의 표정은 가을빛 처럼 밝았다.

이날 열린 경기 중 눈에 띄는 경기가 있었다. 4인이 한 조가 돼 의상과 소품을 바꿔 입고 달려나가 스마트폰으로 단체 '셀카'를 찍고 돌아오는 이어달리기다. '셀카' 찍기를 운동회 경기에 적용한 발상이 참신했다. 아이들은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뛰었고, '셀카'를 찍는 순간에는 또 재미있는 표정을 지었다.

12시30분 운동회가 끝났다. 점심 식사 시간. 예전 운동회라면 부모들이 집에서 가져오거나 주문했을 김밥, 피자, 통닭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교실로 돌아가 학교급식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담임 선생님 역시 아이들과 함께 교실에서 급식을 먹었다.

이날 만난 학부모 최명선(43)씨는 "음료수마저도 학교에서 준비하는 운동회가 편하긴 한데 정이 없는 듯한 느낌이다. 그렇지만 이 지역에는 맞벌이 부부가 많아 학교 급식으로 점심을 먹게 하는 것은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또 "같은 급식을 먹게 돼 (학생 사이에) 위화감도 없으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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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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