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유람선 교각에 〃쾅〃양화교밑 지나다 운전부주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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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강유람선이 운항 4일만에 양화대교교각을 들이받아 승객 13명이 중경상을 입는 첫사고가 발생했다.
28일 상오11시30분쯤 주식회사 원광소속 한강유람선 새 한강1호 (3백2t급·정원4백32명)가 서울 당산동 양화대교 (제2한강교) 영등포쪽 8번째 교각을 들이받아 이배에 타고있던 승객 정만모씨 (62·여·무직·전북김제군부량면)등 13명이 중경상을 입고 여의도성모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는 유람선 선장 문용산씨(36) 가 상오11시쯤 여의도 선착장을 출발, 당산철교밑을 돌아오는 왕복운항을하던중 항해부주의로, 이배의왼쪽선수부분이 교각을 들이받아 일어났다.
사고유람선에는 관광객 28경·승무원 11명등 모두 39명이 타고 있었으며 사고가나자 원광소속 예인선인 원광5호(10t급)와 한강순찰대 소속경비정2척등 3척이 사고현장에 급파돼 부상자와 나머지승객을 구조, 여의도선착장으로 돌아와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했다.
사고유람선은 교각을 들이받으면서 선채 앞부분이 크게 부서졌다.
◇사고순간=승객 박귀재씨(32·서울 북가좌동144의61) 에 따르면 「쿵」 하는 충돌음을 내면서 배가 부딪치는 순간 의자에 앉았던 승객들이 앞으로 넘어졌으며 겁에 질린 어린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등 선실안은 큰 소동을 빚었다.
박씨는 이날 시골에서 상경한 어머니와 부인 오명순씨 (28) 등 가족7명이 이 유람선에 탔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고원인=사고는 폭11m짜리 배가 폭30m의 교각사이를 빠듯하게 빠져나가면서 회항을 하기위해 키를 돌리는순간 서울일원에 분 강풍으로 배가 밀리면서 교각에 부딪친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구조=한강1호는 교각을 들이받은후 뱃머리를 돌려 사고지점 부근에 정박했으며 승객들은 사고발생20분쯤후 출동한 원광소속 예인선과 경찰경비정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유람선은 당초 당산철교를 막지나 당산철교∼양화대교 중간지점에서 회항하도록 돼있었으나 항해부주의로 양화대교아래까지가 뱃머리를 돌리다 교각을 들이받았다.

<좁고얕은 뱃길이 문제>
◇문제점=한강유람선 교각충돌사고는 언젠가는 일어날것으로 우려돼왔던 사고였다.
서둘러 한강개발사업을 벌인데다 유람선운항만 해도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항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번사고는 대낮에 승객을 태우고 배를 조종한 항해사가 교각을 들이받았다는 점에서 명백한 항해부주위로드러났지만 3백t급 배에 정원4백20명을 태우는 거대한배를 바다도 아닌 수심이 얕은 한강, 그것도 좁은 뱃길에 띄웠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지난8월26일 시험운항에 들어갔던 같은배가 강바닥에 있던 돌에 부딪쳐 스쿠루가 부러지는 사고가 났을때부터 사고원인은 도사리고 있었다.
이번사고를 계기로 유람선의 안전운항을 위한 항해사의 완벽한 훈련, 좁고 얕은뱃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것으로 지적된다.
◇부상자▲김양길씨 (73·전북김제군부량면룡성리36)▲정판모(63·여·동)▲임순자(21·여·서울불광2동339의29)▲김씨 (75·서울신림3동110의332)▲조완제 (73·상동)▲서영자(33·여·서울독산본동963의8)▲이금남 (40·서울봉부동100의2) ▲최혜숙(25·여·서울사당1동1022의2)▲공재수 (63·경남창령군창령읍숫정리 374의5) ▲오명순(23·여·서울북가좌동144의61) ▲윤칠호(52·서울독산본동 963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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