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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스트레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스트레스에 짓눌리는 어린이들』.이번 주 미국의 시사주간 유 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지는 이런 문제를 특집하고 있다.
울상을 한 표지화의 어린 소년이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설명한다.
오늘의 미국 어린이들이 얼마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가는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모든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려 주고 있다.「어린이 보호」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비관적인 발언을 하는 학자마저 있다.
최근의 해리스 조사는 어른의 4분의3이 오늘의 어린이 문제가 과거 그들이 직면했던 문제보다 더욱 심각하다는데 동의했다.
미국의 어린이가 근본적으로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은 절반도 안됐다.
8명중 1명은 자신의 아이가 정신적 혹은 정서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했다.
「브러젤튼」의 보고에 따르면 10세에서 ]세의 어린이 환자는 가슴앓이, 복통, 두통, 손발 경련 같은 신경성질환이 10년 전보다 더 많아졌다.
심리학자「니컬러스·질」은 미국 어린이의 35% 이상이 스트레스에 연관된 건강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 원인의 핵심은 가정이다.
아버지는 일 나가고 어머니는 집을 지키며 애들은 무심히 뛰놀던 과거의 전형적인 가정 형태는 지금 20%에 불과하다.
부모가 모두 직장에 나가고 어린이는 탁아소나 유아원에 맡겨진다. 스탠퍼드대의「칼·도어슨」교수는『가정은 이제 주식회사처럼 기능하고 있어서 더 이상 누구에게나 가정이 없게 됐다』고 설파했다.
어린이에겐 낯선 유아원과 새 친구를 사귀는 일, 부모가 없는 빈집에 돌아가는 일이 모두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혼자 보게 되는 TV의 폭력 장면에서 어린이는 심리적 갈등을 느끼며 또 거기서 폭력습성을 학습한다.
이혼의 증가로 결손 가정의 어린이는 5분의3이나 된다. 홀어머니, 홀 아버지와의 생활에서도 정신적 문제는 생긴다. 그래서 6명중 1명은 마리화나에 접하고, 3명중 1명은 중학교 이전에 술을 마신다.
성 문제나 자살문제가 60년대의 3배로 늘어난 것도 그 스트레스 때문이다.
스트레스에 찌든 어린이가 그대로 자란다는 것은 시한폭탄을 사회에 내놓는 것과 같다는 것이 학자들의 걱정이다.
그게 어디 미국의 문제 만일까. 우리사회에도 과중한 공부 부담 때문에 정신이 병드는 어린이는 점점 늘고 있다. 가정문제로 불행해지는 경우는 더 많다.
미래사회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가정을 소중히 가꾸는 노력을 인식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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