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면담' 통해 꺼낸 LG의 '박용택 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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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 선수(LG 트윈스). 오상민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올 시즌 치른 144경기에서 사용한 타선의 선발 라인업은 129개였다. 양상문 LG 감독은 투수와의 상대 전적, 컨디션 등을 고려해 다양한 조합으로 타선을 구성하며 시즌을 이끌어왔다. 133개로 라인업 수가 가장 많았던 kt보다 4개 적은 숫자다. 올 시즌에는 이런 전략이 대부분 들어맞았다.

양상문 감독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을 앞두고 1차전과 확 바뀐 라인업을 내놓았다. 박용택을 전날과 마찬가지로 3번 타자로 기용한 게 특이할 만 하다.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곧바로 탈락하기 때문에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양 감독은 경험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양 감독은 "경기 후 박용택과 따로 면담을 했다. 선수의 출전 의지가 강했고, 중요한 경기인 만큼 박용택을 중심 타선에 기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용택은 양현종에게 특히 약하다. 양현종을 상대로 올 시즌 6타수 1안타(타율 0.167)에 그쳤다. 이런 점을 고려해 그동안 양현종의 선발 등판일에는 박용택을 대타로 기용하기도 했다. 4위 싸움의 분수령이 됐던 지난달 27일 광주 KIA전에서도 박용택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양현종이 빠진 뒤에야 대타로 경기에 나섰다.

양 감독은 "1차전이었다면 박용택을 기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택도 지난 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KIA의 1차전 선발이 헥터로 결정되자 "김기태 감독님 감사합니다"라며 농을 던지기도 했다. 양현종이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섰다면 자신의 출전이 어려울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이날 LG는 1차전 선발 포수로 나선 유강남을 대신해 정상호가 마스크를 쓴다. 박용택을 선택한 것과 비슷한 이유다. 양 감독은 "우선 컨디션이 좋고 큰 경기 경험이 많아 중요한 경기에 적합하다. 류제국과 호흡이 잘 맞는 것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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