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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선수들 "불고기·김치맛이 최고"|선수촌식당 개점 20일…어떤 음식을 많이 찾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아시안게임이 무르익어 가면서 그에 못지 않게 열기가 달아오르는 곳은 대회중 선수들의 체력을 책임(?) 지는 선수촌내 선수식당. 경기가 중반에 접어들고 선수들의 식욕도 하루가 달리 왕성해지면서 국내 최신 최고의 주방설비를 갖추고 조리사등 6백여명이 동원된 선수촌 식당은 아시안게임의 열기를 가장 뜨겁게 실감하는 곳이 됐다. 선수촌 식당에 들러 선수들이 어떤음식을 가장 즐겨 먹으며 그들의 식습관은 어떠한지 알아봤다.
1천5백명을 동시 수용할수 있는 1천5백평 크기의 선수촌 식당은 요즘 매일1만8백명 (한끼3천6백명분)분의 식사를 장만하고 있다.
카페테리아식에 무정량 자유급식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식·중국식·양식·일식·중동식등 5종류에 총 2백70여가지의 음식을 준비하고있는 이 식당에서 선수들이 하루 소모하는 식사량은 13t.
이는 1인당 하루 1·3kg에 해당하는 양인데 식당측이 애초 예상한 1인당 1kg보다 30%를 웃도는 양이다.
선수촌급식과 조승현과장은『선수들의 식욕이 날이 갈수록 왕성해져 하루1천5백명정도가 저녁에는 두끼를 먹는다』 고 전한다.
선수들에게 가장인기있는 음식은 중동식 닭고기요리와 양송이크림수프·불고기등이며 한국고유음식인 김치도 예상외의 인기를 모으는것으로 밝혀졌다.
닭고기는 일반 선수들외에도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안먹는 인도및 모슬렘국가들의 선수들이 즐겨 먹는데 튀기거나 굽는 조리법의 기타 닭고기요리보다 찜류인 중동식닭고기가 가강 인기.
이 닭고기 요리는 커리·마살라등 향이 강한 6∼7가지의 향신료를 섞은 소스에 닭고기를 넣고 당근·양파·샐러리등 갖은 야채를 섞어 1시간정도 /끓인 것이라고 양식당 조리사 임승남씨는 소개한다. 하루소비량은 4백20kg 정도.
스태미너를 필요로 하는 선수들이기에 애초 대회기간중 4백93t의 쇠고기(소5백45마리)를 사용할 생각이었으나 선수들의 쇠고기 소모량은 예상치의 3분의1수준.
그러나『한국식 불고기만은항상 양이 모자랄 정도』 라고 조리장 정지철씨는 전한다.
채끝부위의 쇠고기를, 배(과일) 를 갈아넣은 갖은 양념에3∼4시간 푹 재놓아 불고기의 맛을 살리고 있다는정씨의 귀띔.
맵고 짠 특성탓에 외국인들에게 별로 어필하지 않으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선수촌의 배추김치는 하루 6백kg정도가 나가 예상치의 1백50%를 웃돌며 요즘 각국선수들의 「별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의 「유리타·요시히사」선수는 『한국체류중 불고기와김치에 맛들려 일본에 돌아가면 한국음식점에 자주 들르게 될것 같다』 고 말한다.
양송이와 생크림에 닭육수와 우유·월계수잎을 섞어 끓인 양송이 크림 수프는 식당측이 내놓은 15종의 수프중 단연 인기.
선수들의 식성은 별로 까다롭지 않은 편이나 쇠고기요리의 경우 안심등 상품을 쓴 음식만이 금방 없어진다고.
커리를 특히 좋아하는 인도선수들이 『선수식당의 커리맛이 일품인데 매일 좀 해줄수 없겠냐』 는 제의를 해 오기도 했으나 사정상 응하지못했다고 정광호씨 (급식사업단 총지배인) 는 전한다.
샐러드류는 예상의 2분의1정도밖에 소비되지 않고있는데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의 선수들일수록 육류보다는 야채를 즐겨먹는 양상을 나타냈다』 는 것이 식당에서일하는 김미숙양의 관찰(?).
이들 선수들의 식사 매너는 비교적 좋은 편인데 특히 일본및 중공선수들의 예절이 뒤어나며 중동쪽의 선수들은 배식대에 음식이 떨어지면 더 갖다 놓으라고 소리치는등 가끔씩 무례함을 보인다고 식당에 배치된자원봉사자들은 입을 모은다. <고혜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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