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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고속도로망 LAN-포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냉연제조시방서, 수요자 현대자동차, 목적지 울산, 칫수 0.70×1000.0×C, 규격 KS-SCP3N-S, 용도AA1, 주문량 25만㎏』 메인 컴퓨터가 작업지시서인 시방서를 작성해 내는 것과 동시 포항제철내 관련 전공정 설비제어용 컴퓨터에 같은 정보가 전달된다.
지시사항은 승용차 앞문용 철판코일을 제작, 9월22일까지 울산 A공장에 납품해달라는 것.
시방서에 들어간 주문정보는 서울의 판매관리본부에서 온라인으로 보내 포철내 정보관리센터 컴퓨터에 자동 입력된 내용이다.
이를 받은 컴퓨터가 각 공장이 할 일을 정해서 지시하는 것이다. 메인컴퓨터의 정보기억량은 3백40억자. 각기 다른 내용을 실은 신문2백만부에 달하는 양이다. 『5일 입항한 오스트레일리아 원광석화물선은 1번 야드에 하역하라. 컨베이어벨트는 원료를 제1고로에 보낼것』 컴퓨터가 원료의 행선지를 정해준다.
용광로에서 나온 쇳물은 강판의 모양을 갖춘 후 마지막 단계인 냉연공강으로 넘어온다.
『두께2.7", 폭1천21㎜", 추출온도 1백15도.』터미널이 냉연공장에 들어온 강판의 상황을 알려준다. 다음 단계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컴퓨터가 시방서대로 제품이 나오는지를 데스트한 후 작업에 들어간다.
이렇게해 0.7㎜두께의 자동차 도어용 철판코일이 제품화된다. 컴퓨터와 통신이 엮어내는 일관생산 공정의 모습이다.
제2고로 중앙통제실.
섭씨1천2백50도의 열풍을 용광로에 불어넣는 송풍기 부문에 빨간 불이 반짝인다. 「셔트 업 밸브」의 이상을 알리는 것이다.
제2고로 조운석계장(36)은 즉시 단말기로 중앙컴퓨터로 재고를 확인한다. 이것은 1년에 한번 쓸까 말까한 부품. 다행히 3년전 제1고로에서 쓰고 남은것이 하나있다고 컴퓨터가 응답한다.
포철의 생산량은 한해 9백30만t, 또 21만개의 각종부품을 다루며 그중 4만여개는 몇년에 한번 쓸 정도의 것이다. 하루 물동량만도 9만t, 직원 1만8천여명. 이를 효율적으로 움직이기위해서는 도저히 사람의 힘만으로 관리할 수가 없다.
이의 해결책으로 포철은 광통신을 이용한 LAN(구내 통신망) 시스팀을 국내 최초로 구성, 컴퓨터통신의 혁신을 이룩했다.
포철의 LAN은 정보관리센터를 중심으로 광케이블 28㎞가 각 공장을 연결한다. 이 시스팀이 완공된 것은 85년12월. 경비는 15억8천만원이 들었다.
『LAN시스팀은 통신의 「고속도로망」이지요. 덕분에 컴퓨터의 용량을 늘리지 않고도 2배 이상의 일을 처리. 할수가 있었읍니다. 경비도 연간3억원이 절감되었지요』김영대(39) 전산 운영과장의 말.
즉 LAN이란 정보의 고속도로에 지난 12년간 포철이개발한 전산시스팀이란 차량이 원활히 오가는 것이다.
사용된 광케이블은 2심이 1가닥으로 구성된다. 1심에 전화2만회선의 용량. 개발팀은 2가닥을 가설해 나머지하나는 케이블에 이상이 있을때 자동 대체되게 설계했다.
성기중시스팀개발실장(48)은 『88년까지는 광양제철소를 포함, 수요자·은행·상사·선박및 운송회사·철강협회등을 묶어 철강 VAN시스팀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의욕을 보인다.
VAN이란 1개기업이 아니라 관련된 모든 기관·기업을 묶는 통신망으로 정보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네트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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