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새 사무총장에 구테헤스 확정…자타공인 난민 전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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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유엔 사무총장으로 확정된 안토니오 구테헤스 전 포르투갈 총리 [중앙포토]

반기문(72) 유엔 사무총장의 후임에 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안토니우 구테헤스(67)가 확정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현지시간) 6차 비공개 예비투표를 통해 구테헤스를 제9대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유엔총회에 추천하기로 합의했다. 안보리는 6일 구테헤스를 새 사무총장으로 추천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안보리 의장국인 러시아 비탈리 추르킨 유엔대사는 “박수로 통과 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테헤스는 “영광이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949년 4월 30일 전기회사 직원의 아들로 태어난 구케헤스는 물리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1974년 사회당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1992년 당 대표에 올랐다.

구테헤스는 국제무대에서 ‘난민 전문가’로 통한다. 1995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그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 대표로 활동했다.

그는 선진국들이 난민을 위해 국경을 더 열고 재정 지원도 더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2013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탈북자들이 북한에 강제 송환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UNHCR 대표를 지내는 동안 사무국 규모를 3분의 1로 줄이는 대신 난민 구호 현장에 인력을 추가 배치했다.

구테헤스는 포르투갈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등 정치력을 인정받았지만 대선 출마보다 난민 전문가로 활동하길 원했다고 AP 등 외신은 전했다.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도 “나는 심판이 아닌 선수”라며 대통령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구테헤스는 특히 “선진국이 난민 구호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며 서방 국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해 왔다. 선진국이 국경을 개방하고 재정 지원도 늘려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내년 1월 임기가 시작되는 구테헤스가 시리아 난민 문제 등 산적한 유엔의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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