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줄이자"여성모임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양담배도입이후 민간사회단체들을 주축으로 거세게 일고 있는 외래품 배격운동에 발맞춰 과소비를 막자는 내용의 여성교육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10일 하오 서울YWCA와 주부교실 중앙회는 「수입개방공개강좌」와 「우리는 올림픽국민, 주인의식을 갖자」는 여성 교육을 각각 실시했다.
「한국여성, 우리의 경제난 어떻게 극복했나」 「한국여성, 우리의 경제현실 어떻게 대처할까」등의 서울Y공개 강연은 이날의 하이라이트.
박용옥교수(성신여대 역사학)는 "역사적으로 볼 때 말기현상은 근검생활태도가 해이해지고 사치스럽고 분수에 넘치는 생활이 만연된다는 공통적 특징을 갖는다"고 말하고 그예로 고려말에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명주·모시·삼베보다도 원의 것을 사들였던 점, 조선조말 청나라비단, 호주의 옥양목, 중국제 귀금속등 박래품선호를 꼽았다.
그는 『한일합방 직전 남성들을 중심으로 일기시작한 국채고상운동은 국채보상부인회. 폐물폐지부인회 등의 결성을 통해 여성들이 더욱 앞장섰으며 조선여자기독교 절제회의「내살림 내것으로」를 모토로한 토산품 애용은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소개하고 『근점절약은 결국 정신력에 달려있다』고 결론지었다.
김용자수(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는 "77년 수출액이 1백억달러를 넘어서면서부터 외국의 시장개방압력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하고 88년에는 95% 이상 수입자유화가 되는 동시에 관세율도 낮춰져 우리주위에 수입제품이 널려있게 될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수입자유화는 국내상품의 질을 높이고, 산업간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도 있으나 외채가 5백억달러수준인 국내경제실정을 고려할 때 국제수지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 여기에 자유화 이후 중하층까지 외제선호. 구매하는 대중화현상이 일고 있으며 과소비 현상이 심화되고, 국내제품도 상표. 기술도입만을 주력, 결과적으로 소비제품이 고급화·고가로 돼버렸다고 그는 지적했다.
김교수는 『소비는 서로 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내돈으로 내가 소비하는 것은 자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못박고 소비자는 소비절약과 국산품애용 기업은 품질개선, 사회단체는 교육을 통해 현실의 심각성을 알릴 것 유통업체들은 수입숨코너를 별도로 설치, 무의식적으로 구매하지 않게 유도할 것등을 제안했다.
한편 「우리상품, 우리가 지키자」란 주제하의 주부교실 교육은 한국인의 성격과 관련지어 사치 낭비의 소비생활을 분석해 이채.
김태길교수(전서울대 철학)는 한국인의 특성을 감정이 이지보다우체하며 외화를 내실보다더 치중한다는 점으로 꼽고 속옷보다겉옷을 중시하며, 가옥도 방안보다 처마·지붕등에 더 치중한 것을 증거로 들었다.
그는 「가난한 가운데서도 멋있게 살줄 안다」는 것이 허영과 낭비를 초래하는 부작용을 빚기도 한다고 지적하고 "아직도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저소득층이 과거와는 달리 사회구조에 그 원인을 돌리고 있음을 감안,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절제된 소비생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은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