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의 경영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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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레이건 대통령의 경영술이 경제잡지의 관심거리가 된 것은 흥미있는 일이다. 근착 포천지는 무려 10페이지에 걸쳐 특집을 엮었다. 레이건은 재임 6년이 가깝도록 만년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그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포천지는 그 경영술의 비결을 몇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그의 성격. 끈기 있고 낙천적이다. 82년 12월 미국경제가 불황을 헤매고 있을때 여론담당 참모가 보고를 했다. 『각하, 나쁜 소식입니다만 국민들은 각하의 경제정책을 찬성하지 않습니다』
레이건은 태연히 대꾸했다. 『괜찮아. 다시 득점을 할걸세』 그는 기지개를 켜며 두 팔을 쭉 뻗고 그런 말을 했다.
둘째는 유능한 참모의 기용. 레이건 자신의 말을 옮기면 『가장 훌륭한 사람을 골라 옆에 두고 그에게 권한을 주라. 그리고 당초 결정한대로 일이 갈 굴러가면 간섭하지 말라.』 그는 참모들에게 마음속의 모든 것을 얘기하게 하고 농담으로 긴장도 풀어 준다. 타협에도 능란하다. 그러나 마지막 중요결정은 신속하고 단호하다.
세째는 이상과 현실의 균형. 그는 목표를 세워놓고 하룻밤 새 이루어지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매일마다, 매년마다 집요하게 체크한다. 성급하지 않은 가운데 현실과 이상이 조화를 이룬다. 그를 두고 정치학자들은 타협의 명수라고 말한다.
네째는 문제의 단순화. 여론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민의 70%가 레이건의 주요정책 가운데 적어도 한가지씩은 알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엔 그보다 좋은 정책을 많이 펴고도 점수가 나쁜 경우가 많았다. 국민들이 그들의 정책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건은 국회의원, 공무원, 유권자들, 누구나 알기 쉽게 정책을 단순화하는 재주가 있다. 우선 그의 연설이 쉽고 재미있고 교훈적이다.
다섯째는 충직한 부하. 레이건이 첫째로 꼽는 충직도는 자기와 자신의 철학을 신봉하느냐, 안하느냐로 따진다. 나쁜 일이 있을때 그 책임의 화살을 받을 사람으로도 이런 참모들이 적격이다.
여섯째는 원칙주의. 레이건은 시시콜콜 지엽말절의 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보다 정책 결정이 옳으냐, 그르냐의 판단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끝으로 『숨기지 말라.』 챌린저호의 폭발, 베이루트의 테러 참사 등 나쁜 일이 있을 때마다 레이건은 하나도 숨김없이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알렸다.
레이건의 경영술은 기업경영 뿐 아니라 정치경영에도 교과서가 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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