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간의 단식을 끝내고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회복 치료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3일 국회와 당 관계자의 면회를 최대한 제한하고 가족과 함께 병실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겼다”고 주장하며 단식을 이어오다가 2일 중단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성모병원도 이 대표에게 절대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2일 오후 입원 뒤부터 외부인의 병실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당 관계자들도 이 대표의 주치의가 김성원 대변인에게 설명한 내용을 전해 듣는 방식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2일 밤 단식으로 인한 위 등 장기 기능 이상 여부를 검사한 상태다.
3일 오전엔 병원을 찾아온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20분간 대화를 나눴고, 이날 신문을 모두 읽은 뒤 단식 중단에 대한 비판 기사에 서운해 하는 마음을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주변에 전할 정도로 회복한 상태다. 이 대표의 문자메시지엔 “거야(巨野)가 의회 권력을 남용하고 횡포 부리면 폐해가 크다. 김 장관에 대한 야당의 해임 요구 사유 4가지(황제전세ㆍ특혜대출ㆍ친모방치ㆍ국회모독 의혹 및 논란)에 대한 사실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 관계자들은 이 대표가 이르면 4일 오후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단식 중 수시로 건강 상태를 파악해 온 의사 출신 박인숙 의원은 “단식에 따른 장기 손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상 유무를 면밀히 살피느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식사량을 점차 늘려가며 정상 수준까지 이르려면 본인의 의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오늘 중 퇴원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와 지역사무소 주변에 걸었던 정 의장 사퇴 촉구 현수막을 철거키로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 병문안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현수막을 모두 내리고, '정 의장 사퇴 관철 투쟁위원회'도 당 최고위원회로 정상 복원하기로 이 대표와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단 정 의장에 대한 고발(직권남용 등) 취하 문제에 대해서는 “차차 얘기 하기로 했다”며 “오늘 그 문제를 논의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