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CB·BW 후폭풍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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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기업들이 발행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B나 BW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주식수가 늘어나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는 반면 주식 전환에 앞서 해당 기업이 돈을 갚거나 신주인수권을 사들인 뒤 소각하면 오히려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증권시장에 따르면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CB와 BW는 퓨센스 등 16개 기업의 1천2백여억원이다. 이는 지난 25일 기준으로 이들 기업 시가총액(3천9백여억원)의 31%에 달하는 규모다.

우리증권 송창근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에 CB와 BW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주가에 부담이 되는 만큼 투자자들은 전환 여부를 기업 공시를 통해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호재로 작용한다. 거래소의 모토조이.필룩스.아인스 등은 최근 CB를 만기 전에 갚아버리거나 BW의 신주인수권을 만기 전에 매입해 무상 소각했다.

필룩스의 경우 최근 40억원어치의 BW 가운데 신주인수권만 떼내 2억9천만원에 사들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경우 상장 주식수의 30.4%가 더 늘게 된다"며 "주주 보호 차원에서 무상 소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과장은 "BW의 경우 기업이 사채와 신주인수권을 모두 인수해 소각했을 때 주가에 가장 긍정적이며, 그 다음이 신주인수권만 소각했을 경우"라고 말했다.

CB는 투자자가 만기 시점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함께 미리 약정한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만기 전에 일정 주가 수준에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다. BW는 사채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더한 것으로,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주식을 살 경우에는 별도의 주식 인수대금을 내야 한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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