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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1골 1도움, 전북 아시아챔스 결승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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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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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인간들이 성벽을 파괴하는 식인 거인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다. 프로축구판 ‘진격의 거인’ 스토리는 좀 다르다. 키 1m96㎝의 장신 공격수가 축구장을 평정하는 내용이다.

서울과 4강 1차전 4-1로 크게 이겨
내달 19일 2차전 … 두 골차 져도 진출

‘거인’ 김신욱(28·사진)을 앞세운 전북 현대가 아시아 챔피언을 향해 진격했다. 전북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서울을 4-1로 대파했다.

최전방 공격수 김신욱은 고공폭격기처럼 서울 스리백 수비진을 초토화시켰다. 김신욱은 전반 19분 문전에서 빠르게 돌아서며 상대의 반칙을 유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서울 수비수 곽태휘가 김신욱을 넘어뜨렸다. 키커로 나선 레오나르도(브라질)가 전반 22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노랑색 모히칸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온 김신욱은 전반 26분 헤딩으로 2대1 패스를 내줘 로페즈(브라질)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김신욱은 3-1로 앞선 후반 39분에는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슛으로 쐐기골을 뽑아냈다.

김신욱을 최전방 공격수, 측면 수비수 최철순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최강희 전북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을 포함해 서울에 4전 4승을 거뒀다. 양 팀의 4강 2차전은 다음달 19일 서울에서 열린다. 전북은 2골 차로 져도 결승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2012년 울산 소속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프로 8년차 김신욱은 올 시즌 전북으로 이적했다. 초반엔 다소 부진했지만 곧 팀에 녹아들더니 K리그 클래식에서 10골을 기록하며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을 이끌고 있다.

김신욱은 다음달 카타르, 이란과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 4차전을 앞두고 지난 26일 축구대표팀에 선발됐다. A매치 32경기(3골)에 출전한 김신욱은 지난해 7월 이후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김신욱은 큰 키를 활용한 득점루트를 만들 수 있다”고 기대했다.

경기 후 김신욱은 “나라의 부름을 받았는데 내가 빛나기 보다는 대표팀을 위해 희생하겠다. 2012년 6월 카타르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었던 좋은 기억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4강 1차전에서는 이명주(26)가 풀타임을 소화한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이 엘 자이시(카타르)를 3-1로 꺾었다.

한편 2013년 K리그 심판 2명에게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며 총 5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전 전북 스카우트 차 모씨가 이날 부산지법으로부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국민체육진흥법 위반)을 선고 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전북에 대한 승점 감점, 하부리그 강등 등 징계 수위를 논의한다. 지난해 심판 매수 사실이 드러난 경남FC는 승점 10점 감점과 제재금 7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8승14무(승점68)로 선두다. 2위 서울과 승점 차는 14점이다. 최강희 감독은 “상벌위 결정을 받아들이겠다. 그 이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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