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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씨 317일 만에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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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이른바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농민 백남기(69)씨가 25일 숨졌다. 사고 직후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지 317일 만이다.

유족, 장례 미루고 책임자 처벌 요구
검찰 “부검 관련 결정된 사안 없다”

유족과 ‘백남기대책위’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없이는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백씨가 급성신부전으로 오후 1시58분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시신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됐다.

전남 보성군에서 농사를 짓던 백씨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물대포를 맞았다.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찾지 못했다. 대뇌에 손상이 크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최석환 대책위 사무국장은 “조문객을 위해 장례식장에 빈소는 마련했지만 발인 등의 장례 절차는 없다.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위한 활동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광주광역시와 전남 지역 22개 시·군별로 분향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책위 간부와 시민단체 회원들은 “검찰이 시신을 탈취하는 것을 막겠다”며 서울대병원에 모였다. 그 주변에선 검찰이 시신을 부검키로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대해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는 “부검 실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씨 유족이 지난해 11월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 7명을 살인미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맡아 수사 중이다.

김나한 기자, 광주=김호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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