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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도핑 컨트롤센터」설립|약물복용선수를 가려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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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2면

기록과 우승을 향한 스포츠인들의 욕심은 약물도 마다 않는다.
이 때문에 올림픽경기등 주요 대회때마다 약물복용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86아시안게임·88올림픽을 앞둔 우리나라도 이 문제를 전담하는 KAIST「도핑컨트롤센터」 를 설립, 선수를 보호하고 공정한 경기가 치러지도록 준비를 갖추었다.

<운동과 약물>
선수들이 먹는 약물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①아나볼릭 스데로이드(남성화 호르몬) ②흥분제 ③진통제등이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계통의 약은 근육을 키우고 체중을 늘린다. 지난 54년 소련선수들이 처음 사용했다. 역도·투포환·수영등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는 선수들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을 장기복용하면 뚜렷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특히 남성은 간과 생식기의 기능이 저하되고 여성은 남성화된다.
연구에 의하면 52∼76년사이 올림픽에 참가한 1천33명의 소선수중 46명이 사망, 4.45%의 사망률을 보였는데 같은 기간에 미국과 서독은 각각 1.79, 1.53%였다. 과학자들은 이것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복용의 결과라고 보고있다.
흥분제로는 암페타민이 대표적이다. 이약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혈압을 높이고 민첩한 행동을 유발한다. 또 한가지 일에 정신을 집중시킬수 있게 하고 피로가 더디오는 효과도 있다.미식축구선수들이 많이 복용해 상처를 악화시키는 예가 적지 않았다.
진통제에는 코데인등 10여가지가 쓰인다. 코데인은 아편의 한 성분으로 모르핀과 비슷하나 효과는 떨어진다.
심장에 작용하는 진정제인 베타 블로커는 혈압과 맥박수를 떨어뜨려 선수의 순간적인 운동능력을 높여준다. 베타 블로커는 88올림픽부터 정식 금지약물에 들어갔다.

<약물분석>
국제올림픽위원회 의무분과위원회에서 금지하고있는 약물은 약1백여종. 도핑센터는 이중 72가지를 아시안게임사상 최초로 분석할 방침이다. 대상은 준결승이상의 선수들. 시합 후 바로 선수들의 소변을 채취해 2병에 담아 밀봉시킨다. 승마용말은 혈액을 뽑는다.
시료중 1병은 보관시키고 나머지 1병은 가스 크로마토그라피, 질량분석기등 최신의 기기로 정밀분석돼 24시간내 결과가 올림픽위원회에 보고된다. 도핑센터는 이를위해 15억3천만원어치의 분석기를 도입했다.
시료는 이미 확보된 표준약물과 특성비교를 통해 확인된다. 센터에서 할수있는 최대 정밀도는 1피코그램(1조분의1g)까지 검출할 정도. 효과를 낼수 있을 정도의 약물을 복용하면 반드시 소변에서 검출된다는 것.
도핑센터의 노동석박사(37·유기화학)는 『인체에 약물이 들어가면 화학구조가 변질되므로 약물의 대사과정을 알고, 또 극미량분석기술이 확립되어야 말썽없는 검사를 할 수있다.』 며 『그동안 70여종 약물의 분석기술을 개발, 지난 번 전국체전때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물에 의한 결격판정은 또다른 어려움이 있다.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먹는 감기약·한약등에도 금지약물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관심이 있는 인삼제품은 금지약물에 포함되지 않아 자유로운 복용이 가능하다.<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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