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국어교과서 현대문학 편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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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인문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의 시·소설들이 초창기 현대문학에 너무 치우쳐 있고 민족의식이나 애국심을 고취하는 내용이 지나치게 많아 자칫 문학적 감수성을 오도할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최근 발간된 한국국어교육학회발행 『국어교육소식』제2집의 「개편된 교과서의 재검토」에 따르면 1∼3학년 구교과서에는 4편이던 현대소설이 개정교과서에는 5편으로 늘었고, 시는 종전의 26수에서 17수로 오히려 35%가 줄었다.
시의 경우 20년대 3편, 30년대 5편, 40년대 3편, 50년대가 4편이며 비교적 최근 것이라면 63년 박두진의『인간밀림』과 67년 김남조의 『겨울바다』정도. 40∼50년대에 나온 시들도 대체로 30년대 작가들의 것이고 해방후 등단 시인은 김현승·김종길·정한모·김춘수 등 5명뿐이다.
즉 40∼60년전의 애국 민족의식을 고취한 작품위주로 되어있는 셈이다.
현대소설은 전체 4편가운데 3편(심훈 『상록수』, 정한숙『금당벽화』, 황순원「학』)이 계몽과 애국심을 주제로 한 작품.
해방이전의 시들에 편중되어있는 것은 일제저항기문학에서 민족의식이나 애국심을 교육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그래서 자칫 고등학교의 시교육이 성숙된 인간으로 성장해야할 학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감안하여 작품선정에 보다 세심한 배려가 따라야한다는 주장이다.
『국어교육소식』은 국어교과서의 문학작품들이 국가관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예술의 순수성을 잃고있다고 지적, 청소년들이 인생을 이해하고 풍부한 정서와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이 수록돼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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