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함께 외출한 엄마는 시신으로, 11세 아들은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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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불과 비닐에 싸인 20대 여성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여성의 어머니(52)는 하루 전 시신으로 발견됐고, 남동생(11)은 사라진 상태다.

22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숨진 여성 A씨(26)는 지난 21일 오후 1시쯤 대구시 수성구 한 아파트 붙박이장 안에서 발견됐다. 이불과 비닐에 싸여있었다.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백골 상태로다. 경찰은 하루 전인 20일 오후 3시20분쯤 경북 고령군 고령대교 인근 낙동강변에서 A씨 어머니인 B씨의 시신을 먼저 찾았다. B씨는 외상없이 옷을 모두 입고 가방 속에 휴대전화·현금까지 소지한 채로 강변에 표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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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유족 등을 확인하기 위해 B씨의 아파트를 찾았다가 딸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사인을 확인할만한 유서 같은 증거물이 없어 모녀 모두 부검할 예정이다. 경찰은 숨진 모녀와 함께 거주하다 사라진 초등생 C군(11)의 소재도 파악 중이다. 지난 15일 오후 5시쯤 C군은 어머니인 B씨와 아파트 현관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아파트 폐쇄회로TV(CCTV)에 촬영됐다. 이후 지금까지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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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C군의 행적을 수사하던 중 숨진 B씨가 우울증이 있었다는 이웃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그는 8년전쯤 남편과 헤어진 후 학습지 교사를 하면서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1일 B씨의 집 식탁에서 C군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 한장을 발견했다.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세요'라고 죽음을 암시하는 글이 쓰여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C군은 2013 입학 후 학교에 계속 나가지 않다가 이달 초 4학년으로 처음 학교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에서는 정원외 학생으로 관리만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C군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전부다. 딸 A씨의 경우 휴대전화도 없고 직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웃·친척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는 한편 폐쇄회로TV(CCTV) 자료를 수집해 C군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사진 대구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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