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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도 「점」을 많이 믿는다"|「점과 주술」 민속학회 학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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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점은 비합리적·비과학적인 미신으로 간주되며 대부분 점을 치러가는 사람들은 여성인 때문에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미신적이라는 것이 통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점을 치러가 남편의 건강·사업·승진, 자식의 학교선택, 혼사문제 등 가족문제를 상의한다.
따라서 30∼50대의 주부들은 가족을 대표하여 점장이를 찾아가 제반 인생문제를 상담한다. 즉 점장이는 이들에게 「가정문제 상담역(Family Therapeutist)」이었고, 남성들도 직접 점을 치러가지 않을뿐 점에 대한 관심과 신뢰도는 여성 못지않다는 색다른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이는 2일 상오 11시∼하오 5시, 서울역삼동 대건빌딩에서 열릴 비교 민속학회(회장 김동욱)주최의 「한국인의 점과 주술」을 주제로한 학술연구발표회에서 발표될 내용.
『점과 여성』이란 논문을 통해 임돈희교수(동국대 민속학)가 주장한 것이다. 그는 占은 여러가지 사회적·심리적 부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개인이나 가족에게 일단 불행한 일이 생겼을 때 문제의 원인을 찾고, 그 대처방안을 제시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사주로 또는 영으로 보는 점은 대체로 인생의 운명이 정해져 있거나, 이 세상의 초자연적 존재들(신·조상·귀신 등)이 인간사에 여러 가지 작용을 한다고 믿는 것. 따라서 부행을 인간의 행위나 능력탓으로 돌리지 않는 까닭에 고부간의 부화 등을 해결할수 있는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최인학교수(인하대민속학)는 『점의 이제과 기능』을 통해 점은 초자연적 세계와의 접촉에 의해 장래의 일, 과거에 있었던 숨겨진 일을 예지하는 행위이고 주술은 그 결과 어떤 원인이 발견되면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특정한 행위를 하는 액막이 등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주술이나 점은 똑같이 불안의 해소를 위한 인간의 소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려는 행위라는 것이다. 사회의 불안, 개인간의 갈등, 가정부화 등이 점을 융성하게 하는 원인이라고 최교수는 진단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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