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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시총 9%’ 45조원 자사주 매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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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주들에게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배당금도 늘려…주주에 선물 보따리

MS는 20일(현지시간)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400억 달러(약 44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한다고 발표했다. MS의 시가총액(약 4400억 달러)을 감안하면 자기 몸집의 9%에 달하는 돈을 풀기로 한 것이다. 분기 배당금도 전보다 0.03달러 올린 0.39달러로 정했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줄어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MS 성장세 둔화로 불안해하는 주주들에겐 낭보일 수밖에 없다.

MS는 올 6월 마감한 2016년 회계연도(2015년 7월~2016년 6월)에서 7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9% 가까이 빠졌다. 매출 하락은 윈도 사업의 부진 탓이 컸다. 휴대폰 매출도 71%나 빠졌다. MS가 의지하고 있는 것은 클라우드 사업이다. 전년보다 6% 가까이 늘어났다.

빌 게이츠(61)가 1975년에 세운 MS는 컴퓨터 시장이 커지면서 매출이 한때 88%(1988년) 폭증하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공교롭게도 MS의 아이콘과 같은 빌 게이츠도 시장이 급변하던 2008년 회사를 떠나면서 한때 주가는 30% 가까이 폭락했다. MS는 이후 인터넷 전화 서비스 회사인 스카이프(2011년), 핀란드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2013년)을 사들이면서 암중모색에 나섰지만 잇단 기업 인수·합병(M&A)은 성공하지 못했다.

2014년 구원투수로 등판한 사티아 나델라(49)는 MS의 뼈대를 바꾸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휴대폰 사업부문을 구조조정했다. 윈도폰이 애플(iOS)과 구글(안드로이드)에 비해 부진한 것이 이유였다. 나델라는 서버와 클라우드, 인공지능(AI)으로 눈을 돌렸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정보저장 수요가 급증한 데 착안한 것이다. 지난해엔 ‘코타나’로 불리는 AI 기능을 가미한 새 운영체제(OS)인 윈도10도 선보였다.

지난 6월 MS는 구인·구직 소셜네트워킹(SNS) 회사인 링크드인을 262억 달러(약 30조원)에 샀다. 사업 구조를 바꿔나가는 과정에서 회사에 쌓아둔 현금(1132억 달러)이 보탬이 됐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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