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톨 담배 많이 찾는 어린 연령대, 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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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어린 흡연자와 여성이 멘톨(menthol) 담배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은 남녀 대학생과 남성 직장인 등 흡연자 60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어린 연령대·여성이 멘톨 담배 더 많이 피운다"

조사 결과 남성 흡연자 가운데 멘톨 담배를 주로 이용하는 비율은 18~21세가 절반 가까운 48.3%로 가장 높았다. 22~24세는 31.8%, 25~39세 22%, 40세 이상 17.7%로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성별로는 여성이 멘톨 담배를 찾는 경우가 남성보다 많았다. 18~21세 여성 흡연자 3명 중 2명(65.5%)은 멘톨 담배를 주로 피웠다. 22~24세 여성 흡연자는 71.4%로 비율이 더 올라갔다.

다만 이번 연구에선 25세 이상 여성 흡연자 그룹이 거의 없어 구체적인 연령별 비교는 어려웠다. 남녀와 대학생ㆍ직장인을 모두 포함해서 집계할 경우 멘톨 담배를 주로 찾는다고 답한 비율은 36.6%로 나타났다. 직장인(16.4%)보다 대학생(42%)이 더 많았다.

연구팀은 어린 연령대와 여성이 이같은 담배를 많이 찾는 이유를 멘톨 자체의 특성에서 찾았다. 멘톨은 흡연할 때 불편한 느낌을 줄여 주는데다 목 넘김도 부드럽게 해주는 편이다. 연기를 들이마실 때 느끼는 거부감을 줄이고 시원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멘톨을 포함한 '가향 담배'(담배에 특정한 맛과 향이 나도록 향료를 첨가해서 만든 제품)는 어린 청소년을 신규 흡연자로 유치하기 위해 개발ㆍ마케팅되는 측면이 강하다.

외국에서는 가향 담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브라질과 칠레 등은 담배의 모든 가향 물질 첨가를 금지했다. 캐나다 일부 주에서도 멘톨 담배 판매를 금지한 상태다. 한국의 보건복지부도 담배 가향물질 규제 방안을 금연 정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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