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 여성에게 분풀이를…묻지마 범죄 중국 관광객 여성혐오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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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한 성당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를 받고 있는 중국인 피의자 첸모(50)씨가 "전 부인들에 대한 원한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17일 경찰에 진술했다.

사건을 조사 중인 제주 서부경찰서는 첸씨가 "회개하기 위해 자신이 묵던 숙소 부근의 성당에 갔는데 거기에서 여성 한 명이 기도하는 것을 보자 전 부인 생각이 나서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박기남 제주서부경찰서장은 "피의자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전 부인에 대한 반감을 다른 여성에 표현한 것으로 여성혐오 범죄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첸씨는 관광을 목적으로 지난 13일 중국에서 무사증 입국했다. 이전에 입국한 기록은 없으며, 22일 출국 예정이었다.

첸씨는 경찰에서 중국에서 첫째, 둘째 부인이 바람이 나 도망갔다고 진술했다.
회개를 위해 성당을 찾았고, 혼자 기도하는 여성을 보고 갑자기 전 부인 생각이 나서 범행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첸씨가 흉기를 소지하고 성당에 들어간 만큼 우발적인 범죄가 아닌 사전에 계획된 범행인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추가 조사 후 첸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조사 결과 첸씨는 17일 오전 8시 45분쯤 제주시 연동 모 성당에서 혼자 기도하던 피해자 김모(61·여)씨를 흉기로 네 차례 찌르고 달아났다.
피해자 김씨가 119로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지만 김씨는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접수 직후 현장 주변의 CCTV를 분석해 첸씨의 인상착의를 확보했고 오후 3시 51분쯤 112 신고로 용의자의 위치가 파악되자 긴급체포했다.

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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